[OSEN=브래든턴, 김형태 특파원] 검정색 유니폼 상의에 유독 눈에 띄는 노란색 87번.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캠프 첫 합동훈련에 참가한 김병현(29)의 발걸음은 경쾌했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입단에 합의한 김병현은 전날 구단과 정식 사인한 후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파이어러트 시티'에서 열린 이날 훈련에 참가했다. 음력으로 1월19일인 이날은 김병현이 태어난 날이다. 자신의 생일에 '새 둥지'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뛰었다. 전날 팀훈련이 끝난 오후 2시 롱토스로 가볍게 몸울 푼 김병현은 이날은 9시30분 부터 시작된 메이저리그 투수조에 합류해 본격젹인 훈련에 돌입했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마운드 위에서의 수비훈련, 내야수들과의 호흡을 맞춘 런다운 플레이를 소화한 김병현은 오전 11시 공식 훈련이 끝난 뒤에도 필드에서 20분간 러닝을 하며 땀을 흘렸다. "새로 입단한 팀이라고 해서 특별한 기분은 들지 않네요. 그저 평소와 같이 운동에 전념하면서 내 할일에 충실할 계획입니다". 김병현은 역시 김병현이었다. '운동 머신'으로 통하는 그답게 분위기 적응보다는 시범경기를 대비한 몸만들기에 더 신경을 집중했다. 피츠버그에서 김병현의 보직은 셋업맨. 경기를 리드할 경우 마무리 맷 캡스에 앞선 8회 등판, 승리의 징검다리를 이어주는 역할이다. 그가 스타로 도약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수없이 경험했던 역할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흔치 않은 잠수함 투구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의 구위는 선발보다는 불펜에 적합하다는 게 구단의 믿음이다. 김병현은 "아직 구단으로부터 보직과 관련한 얘기를 전해듣지 않았다"고 했으나 닐 헌팅턴 단장은 그를 팀의 중심 허리인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낙점한 상태다. 김병현은 "LA에서 운동을 했지만 아무래도 캠프 합류 시점이 늦어져 하루 빨리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피츠버그는 오는 28일 지역 대학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그레이프프루트리그 시범경기에 접어든다. 29∼30일 필라델피아, 다음달 3일부터는 애틀랜타와의 경기가 예정돼 있다. 팀합류가 늦어진 탓에 김병현의 등판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다. 일단 김병현은 오는 28일 불펜피칭을 소화한 뒤 다음달 1일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피칭이 예정돼 있다. 그의 투구를 지켜본 후에야 구단은 시범경기 등판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김병현에게 거는 구단의 기대는 꽤 크다. 닐 헌팅턴 단장은 "김병현은 지난 3년간 우타자에게 특히 강점을 나타냈다. 우리는 그가 불펜에서 매우 훌륭한 투수였으며 올해 역시 효과적인 투수가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의 풍부한 경험은 우리팀 젊은 투수들에게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존 러셀 감독 또한 "김병현의 합류로 우리팀 투수진이 향상됐다. 김병현과 좌완 다마소 마테, 그리고 캡스가 지킬 불펜은 우리팀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병현은 "플로리다에는 여러번 와봤지만 브래든턴은 처음이다. 조용한 도시인 만큼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한 적응기간이 일단 필요하다. 마운드에 서면 전력을 다해 던질 수 있도록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