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부산 KTF 장신슈터 양희승(34·195cm)이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오른쪽 어깨를 다친 양희승은 최근 MRI 진단 결과 어깨 인대손상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오르게 돼 남은 8경기를 뛰지 못하게 됐다. 양희승은 부상을 입은 이후에도 출장을 강행하다 부상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깨 수술과 재활치료까지 9주 가량 걸릴 예정. 양희승의 KTF 이적 첫 해는 개인의 부진과 KTF의 8위 추락으로 말미암아 실패가 되고 말았다. ▲ 기대와 실망 양희승은 지난해 FA 자격을 얻은 뒤 계약 마감일에 원 소속팀 안양 KT&G와 4년간 연봉 3억 5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당초 팀을 떠나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양희승은 예상대로 재계약을 체결한 뒤 하루 만에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KTF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준우승에 빛나는 KTF는 고질적인 정통슈터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알짜배기’ 황진원과 옥범준을 내주는 조건으로 양희승을 받아들였다. KTF 이적으로 양희승은 단숨에 ‘우승청부사’로 떠올랐다. 황진원이 떠난 건 아쉬운 대목이지만 조동현이라는 대체재가 있었기에 충분히 수긍이 가능한 트레이드라는 평가였다. 그러나 KTF는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선수로 흔들렸다. 지난 3시즌간 KTF가 매년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골밑을 지킨 막강한 외국인선수들의 영향이 컸다. 애런 맥기를 비롯해 게이브 미나케, 나이젤 딕슨, 필립 리치까지 내로라 하는 외국인선수들이 골밑을 지켰다. 외국인선수들의 강력한 골밑 장악력을 바탕으로 신기성의 안정된 경기운영과 3점슛, 나머지 국내선수들의 부지런한 스크린·컷인 플레이로 손쉬운 득점 찬스를 만드는 확률 높은 조직농구를 추구했다. 빠른 공수전환을 바탕으로 한 속공도 KTF의 강점이었다. 궁극적으로 탄탄한 골밑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올 시즌 KTF는 이 같은 강점들을 모조리 잃었다. 특히 외국인선수들이 골밑에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군제대 및 입대와 트레이드로 선수 구성에 변화가 많아 조직력을 가다듬는 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주력멤버들이 줄부상과 잔부상에 시달려 외국인선수 교체 이후 손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부상으로 들락날락한 양희승도 그 중 하나였다. 골밑이 낮아진 가운데 슈터로서 찬스를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 상대 수비가 골밑으로 더블팀 가는 일이 없어 집중견제를 당했고, 스스로도 벽을 넘지 못했다. KTF는 이미 팀컬러를 잃은 상황이었고, 부상을 당한 양희승에게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 악재와 실패 36경기만 뛰고 시즌을 마감한 양희승은 평균 9.4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평균 한 자릿수 득점은 데뷔 후 처음이다. 출전시간도 경기당 평균 23.3분으로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한 1997-98시즌 이후 가장 적다. 부상으로 제대로 뛴 시간이 많지 않았다. 3점슛도 평균 1.25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고 3점슛 성공률은 33.6%에 그쳤다. 야투성공률(42.3%) 역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5경기밖에 뛰지 못한 1998-99시즌(32.2%) 이후 최악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양희승은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평균 15.8점을 기록하며 포워드 랭킹 1위에도 올랐었다. 양희승과 맞교환된 황진원은 KT&G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팀의 2위권 행진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지난 시즌 준우승에서 8위로 추락한 KTF에서 쓸쓸히 시즌-아웃된 양희승의 처지는 초라하게 비쳐진다. 벌써부터 ‘FA 먹튀’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희승은 프로농구 연봉랭킹 전체 9위에 해당하는 고액연봉자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크다. 몸값 대비 활약이 저조할 경우, 질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위치다. 하지만 양희승의 부진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KTF가 외국인선수 선발에 대실패했고 주력멤버 줄부상이라는 악재까지 따랐다. 양희승은 지난해 11월 어깨 부상으로 6주 진단을 받은 와중에도 3경기만 결장한 이후 계속해 출장을 강행할 정도로 책임감이 강했다. 과거 아킬레스건이 2차례나 끊어지는 중부상으로 선수생활이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에서도 강한 의지로 재활에 성공, 부활한 전례가 있는 양희승이다. 거의 매년 무릎·허벅지·발목·종아리 등을 다쳤고, 올 시즌에는 어깨까지 다쳤다. 하지만 그때마다 양희승은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비록 올 시즌은 실패로 끝났지만 양희승과 KTF은 이제 첫 시즌을 마쳤다. 벌써 실패작으로 단정짓기에는 성급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