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 이건 특파원] 런던 동부 외곽에 위치한 레이톤(Leyton). 이곳에는 3부리그인 리그 원 소속에 있는 레이톤 오리엔트의 홈구장이 위치해 있다. 그러나 2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이 곳은 레이톤의 유니폼이 아닌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아스날과 에버튼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레이톤 오리엔트의 구장이 토튼햄 핫스퍼의 리저브리그 홈구장으로 쓰이기는 한다지만 그것과는 전혀 관계없는 양 팀의 팬들이 몰려드는 것은 이채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유니폼만이 아니었다. 이름도 남달랐다. 9번 에두아르두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도 있었지만 같은 번호에 샌더슨(Sanderson)이라는 이름이 적힌 것도 있었다. 에버튼 역시 마찬가지였다. TV를 통해 친숙한 이름을 등에 단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이렇듯 색다른 모습들이 많이 눈에 띈 것은 이날 이 경기장에서 여자리그 컵대회 결승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 1992년부터 시작된 여자 프리미어리그 여자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1992년부터 시작됐다. 10개팀이 경쟁하는 프리미어리그는 최상위 리그로 하부리그에는 북부 지역리그와 남부 지역리그가 있다. 올 시즌부터 각 지역 리그의 우승팀이 승격되며 12개팀으로 늘었다. 리그컵과 FA컵도 남자의 것과 거의 같다. 유럽 대항전인 UEFA컵도 있다. 영국 내 여자축구의 선두주자는 단연 아스날 레이디스(이하 아스날)다. 지난 1987년 창단된 아스날은 이후 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9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역시 FA컵 에서는 8차례, 리그컵 역시 9번 우승했다. UEFA컵도 지난 시즌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특히 아스날은 지난 2006~2007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리그컵, FA컵, UEFA컵까지 제패하는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해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재도 프리미어에서 12승 무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02년 세미 프로로 바꾼 아스날은 리저브팀에 유스팀까지 운영하고 있고 대다수의 선수들이 잉글랜드 및 각국의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 뜨거웠던 결승전의 열기-연고지가 답 이날 열린 경기는 리그 경기가 아닌 리그컵 결승이었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5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찼다. 특히 레이톤 지역이 아스날이 위치한 일링턴 지역과 그리 멀지 않은 관계로 많은 아스날 팬들이 자리했다. 에버튼 팬들 역시 원정 버스를 마련해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런던까지 오기도 했다. 관중들은 남자들의 경기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가족 단위의 팬들이 많이 찾았다. 특히 남자 경기보다 통제가 느슨한 경기장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응원하는 팀에 대한 애정은 대단했다. 특히 아스날 팬들이 많았기 때문에 경기 후반 아스날이 동점골을 얻기 위해 밀어붙일 때는 마치 아스날의 홈구장에 온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었던 것은 결국 연고지였다. 남자 경기에서 아스날 혹은 에버튼의 팬들인 이들은 여자 팀들에게까지 애정을 그대로 발산한 것이다. 비록 여자 선수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더라도 팬들은 자신의 팀을 응원했다. 특히 어린 자식들에게 자신의 유니폼을 입히고 경기장을 함께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모두가 자신의 팀이 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모습은 한국 여자 축구, 그리고 축구계 전체가 본받아야 될 것이다. 관중을 모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연고지' 였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상대적으로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여자 축구 경기장을 찾는 것도 연고팀에 대한 애정 때문인 것이다. 한편 경기에서는 에버튼이 1-0으로 승리해 리그컵을 가져갔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