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한 가문' 포돌스키, '더이상 눈물은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8.06.12 08: 52

진정한 '게르만 전사'로 거듭난 루카스 포돌스키가 크로아티아전도 승리를 벼르고 있다. 독일은 지난 9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열린 폴란드와 유로 2008 B조 경기서 포돌스키가 2골을 터뜨린 덕에 2-0으로 승리했다. A매치서 득점한 선수는 대개 열정적인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출하지만 포돌스키는 그럴 수 없었다. 대신 관중석의 가족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조용히 뒤풀이를 대신했다. 유로 2008 예선 9경기에 출전해 8골을 기록한 포돌스키는 본래 폴란드 글리비체 출신이다. 그는 공산 정권이 바웬사가 이끄는 자유노조에 의해 무너지기 2년 전인 1987년 독일로 이주했으나 가족 대부분은 여전히 폴란드 국적을 지니고 있다. 포돌스키가 태어난 글리비체는 실레시아(Silesia)는 지역에 있다. 역사적으로 여러 나라의 지배를 받았던 곳으로 실레시아를 독일어로는 슐레지엔, 폴란드어로는 실롱스크라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 후 독일계와 폴란드계 주민들이 독일과 폴란드라는 국가로 편입되는 기로에서 분쟁을 일으켰지만 국제연맹의 조정을 통해 글리비체(독일어로는 글라이비츠) 등 3개 도시는 독일, 나머지는 폴란드 영토가 됐다. 당시 폴란드는 전쟁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발생했다. 포돌스키 가문과 같이 폴란드와 독일의 접경 지대인 실레시아 사람들은 이와 같은 복잡한 역사를 품고 있어 폴란드인이냐, 독일인이냐를 따지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는 일로 풀이된다. 포돌스키는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폴란드와 경기서도 자신의 조국에 대한 미안함으로 득점을 기록하고도 기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눈물을 흘릴 필요는 없다. 포돌스키는 폴란드와 독일을 떠나 게르만 전사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귄터 그라스의 소설 양철북의 주인공 오스카는 자신의 성장을 멈춘 채 세상을 바라본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국가의 변형에 대해 고민하던 오스카는 자신의 아버지 마체라트의 죽음과 함께 분신과도 같은 양철북을 땅에 묻는다. 이후 오스카는 성장을 지속하게 된다. 포돌스키도 이와 같다. 폴란드와 독일로 나뉜 정체성을 이제 떨쳐버릴 시간이 된 것이다. 포돌스키가 속한 독일 대표팀은 오는 13일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크로아티아와 C조 2차전 경기를 펼치게 된다. 독일과 크로아티아 모두 1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파란불이 켜진 상황. 과연 포돌스키가 국적 나눔 보다 진정한 게르만 전사로 거듭나며 팀을 승리로 이끌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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