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프랑스로 떠났을 때 제 머리 속에는 오직 사이클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가짐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장선재라는 인재를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랄까요".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사이클연맹 대의원총회에 참석한 김성주(55) 대한지적공사 감독의 고백이다. 전지훈련으로 검붉게 탄 그의 얼굴은 밝았다. 자신이 지도하는 기대주 장선재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에 삶의 행복을 느끼는 '사이클 로맨티스트' 김성주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김성주 감독은 2006년 11월 대한지적공사가 사이클 팀을 창단하면서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은 초짜 감독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아닌 교육자 및 행정가로서 김성주는 전문가 중의 전문가. 여기에 사이클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겁다. 영산대 체육학 교수 출신으로 87년 프랑스 프와티에 대학으로 떠나 사이클을 공부한 그는 대한사이클연맹 사무국장(1996~1998년)을 거쳐 창원, 부산 경륜공단(1998~2006년)의 상무이사로 활약했다. “당시 학생들을 가르치며 나름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더 공부를 하고 싶다. 사이클을 공부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리고 6년 동안 정신 없이 사이클을 파고들었습니다. 사이클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제가 나타나니 프랑스 사람들이 사이클 에스피옹(간첩)이라고 부르더군요”(웃음). 이렇게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김성주 감독이 큰 난관을 만났다. 바로 오는 21일부터 7월 4일까지 일본과 한국에서 열리는 ‘Tour de Korea-Japan 2008’이 그가 밤잠을 설치며 고심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소속팀 기대주 장선재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 대회에 그는 전력을 다해 매진하고 있다. “이 대회에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습니다. 남녀 단 한 명씩만 출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그리고 그 기회가 되도록이면 제가 지도하는 선수에게 갔으면 하는 것이 제 작은 바람입니다. (장)선재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사이클 3관왕에 빛나는 선수입니다. 이렇게 재능이 있는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그건 제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걸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장선재가 아시안게임 3관왕에 빛나는 선수이지만, 그는 도로가 아닌 트랙의 중장거리 선수다. 지난 3월 맨체스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까지 트랙에 출전했던 그가 다른 종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도로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까. “트랙과 도로는 확실히 다릅니다. 트랙이 지구력과 스피드 등 한 가지에 전력을 다하면 성공할 수 있는 종목이라면 도로는 스피드, 전략, 심폐지구력, 정신력 등 모든 것을 요구하는 종합예술이니까요. 250km를 달려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선수가 우승하는 도로에 (장)선재가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사이클은 트랙이던 도로던 상관없이 도로에서 훈련을 합니다. 단지 그 비중이 다를 뿐이지요”. 이어 김성주 감독은 장선재가 도로에서 성공할 수 있는 이유를 강변했다. “(장)선재는 중장거리 선수입니다. 도로에서도 활약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까요? 준비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습니다. 도로 선수로서 필요한 심폐지구력 강화를 위해 강원도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고, 체중 감량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올림픽출전권이 달린 ‘Tour de Korea-Japan 2008’에 화제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김성주 감독은 자연스럽게 ‘Tour de Korea-Japan 2008’에 대한 분석 및 전략을 풀어갔다. “이번 대회는 일본 구마모토현 야마가시에서 174km의 서킷을 돌고, 다시 부산에서 서울까지 총 1200km를 달려야 하는 고된 일정입니다. 이 대회 일정에 맞춰 선수의 체력 회복 및 신체 리듬을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양부터 산악코스가 시작되기에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어 김성주 감독은 장선재가 ‘Tour de Korea-Japan 2008’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밝혔다. “(장)선재는 상무 소속으로 이 대회를 이미 경험한 선수입니다. 처음 출전하는 대회가 아니란 뜻입니다.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재능이 있는 선수가 철저한 준비를 하는데 실망스런 결과가 나올까요? 여기에 (장)선재는 아시아 3관왕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로와 트랙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민들에게 아시아 3관왕이 올림픽 출전에도 실패한다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는 없습니다. (장)선재는 이런 각오로 달리고 있습니다”. 잠시 딱딱했던 인터뷰가 다시 부드러워진 것은 마지막으로 장선재의 가족 이야기를 풀어 가면서다.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장선재의 부각을 원했던 김성주 감독은 장씨네 사이클 3부자의 부러움 반 감탄 반이 담긴 이야기를 전했다. “장윤호 코치는 (장)선재와 (장)찬재의 아버지이자 우리 팀의 코치입니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사이클 금메달리스트니 부자가 모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셈입니다. 여기에 (장)찬재도 아시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딴 유망주니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유력합니다. 이제 3부자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다고 할까요. 여기에 (장)선재가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사이클에서 메달리스트가 된다면 사이클에서 제 할 일은 다 끝나지 않을까 싶네요. 그 다음부터는 저보다 유능한 분들이 힘을 써주셔야죠”(웃음).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