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이 울리는 순간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다. 120kg의 거구가 흘리는 눈물이 남우세스럽지 않은 것은 그 눈물이 4년의 노력이 무산이 됐다는 아픔의 표출이었기 때문이다. 눈물의 주인공은 120kg급 최종 평가전에서 탈락한 김재강(영남대)이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대표 최종 선발전의 승자는 고승진(조선대)이었다. 1차 선발전 우승자일 뿐만 아니라 베이징올림픽 출전 쿼터를 따낸 고승진을 오롯이 축하해줄 수 없는 것은 그의 승리가 판정 시비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이날 승부가 갈린 것은 2차 쿼터대회 참가자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규정에 따라 열린 재대결에서였다. 김재강과 고승진이 한 라운드씩 이긴 상황에서 맞은 3라운드. 그리고 김재강이 밀어붙이기로 한 점을 따낸 상황에서 주심은 김재강이 수비에만 치중했다는 지적과 함께 고승진에 1점을 안겼다. 그리고 휘슬이 울리며 고승진은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이는 동점일 경우 경고를 받은 선수에게 페널티가 가기 때문이다. 단 한 장의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결, 재대결까지 가는 접전에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으니 잡음이 없을 리 없었다. 김재강을 지도하는 영남대 감독은 '편파판정'이라고 외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섰고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승자에 대한 축하와 패자에 대한 배려는 실종되고 말았다. 판정의 잘 잘못은 현재로서 알 수 없다. 비디오 판독이 필요할 뿐 아니라 시간이 요구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축하의 장이 되어야 할 평가전이 아수라장이 되며 베이징올림픽에 집중되어야 할 시기에 불필요한 논란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stylelomo@osen.co.kr 120kg급 경기 후 영남대 관계자가 웃통을 벗고 심판 판정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태릉선수촌=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