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캐릭터로 무장한 인물들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고 있다. 보통 사회생활의 기본은 화를 내고 싶어도 참고 짜증이 밀려와도 웃으며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동안 한국사회에서 ‘화병’이라는 단어는 많이 통용됐고 모두가 공감하는 말이 됐다.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그렇다. 참아야 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하지만 세태는 변했고 모두가 ‘솔직 당당’을 외치고 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전달한다. 그것이 좋은 감정이든 짜증나는 감정이든 참고 있다가 본인은 화병 생기고 상대방은 뒤통수 맞는 것보다는 더 낫다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이런 세태는 그대로 영화와 드라마, 예능프로그램에도 반영된다. 신개념 슈퍼히어로가 등장했으니 그 이름은 ‘핸콕’이다. 핸콕(윌 스미스 분)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영웅이 아니다. 온화하고 인자한 미소로 인류를 구원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전형화된 영웅이 아닌 자신의 까칠한 성격을 그대로 지닌 채 인류를 구해도 구한다는 영웅이다. 핸콕은 평범한 인간들에 동화되길 원하지만 다르기 때문에 외면을 받는다. 미움 받는다고 생각하니 애정결핍에 성격파탄까지 갖췄다. 그의 유일한 낙은 알코올. 술과 늘 함께하며 범인을 쫓을 때도 음주상태다. 착지할 때는 도로를 뒤집어 업고 자신을 향해 ‘꼴통’이라고 부르는 이들을 향해서는 가차없는 응징을 내리는 과격함을 지녔다. 제멋대로 제 성질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핸콕,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그의 결함이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 브라운관을 누비는 최대 까칠녀는 악녀 서인영이다. 서인영은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크라운제이와 가상의 신혼 재미에 푹 빠져있다. 크라운제이와 티격태격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잘 놀다가도 버럭버럭 화를 내서 크라운제이를 당황하게 만든다. 크라운제이는 급기야 서인영을 향해 “야 이 악마야!”라고 소리칠 정도. 그 이후 ‘악마 인영’의 별명까지 붙은 서인영이다. 하지만 이런 서인영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안티를 모으는 것이 아닌 오히려 서인영의 솔직 당돌함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한편 ‘크라운제이가 또 당할까?’라며 그냥 좀 넘어가지라는 생각도 스치지만, ‘그냥 넘어가지’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까칠한 서인영을 보며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끼고 있다. crystal@osen.co.kr . . . . . ‘핸콕’의 윌 스미스(왼쪽)와 ‘우리 결혼했어요’의 서인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