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 감독, “‘식객’ 힘의 원천은 신구의 조화”
OSEN 기자
발행 2008.07.02 08: 25

SBS TV ‘식객’(박후정 극본, 최종수 연출)이 지상파 방송 3사의 월화드라마 시장에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허영만 화백의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고 반사전제작제로 만들어져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 음식을 소재로 한 기행 드라마라는 특성 등이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요인은 여럿 있을 수 있지만 ‘식객’을 만드는 연출자는 ‘신구의 조화’에서 그 힘을 찾고자 했다. 최근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난 최종수 감독은 “주인공 서넛에 집중된 미니시리즈와는 달리 우리 작품에서는 신구의 조화가 있다. 최불암 씨를 비롯해 심양홍 정진 김성겸 이일웅 씨 같은 관록 있는 연기자들과 김래원 권오중 남상미 김소연 같은 젊은 연기자들이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이런 요인이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종수 감독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최불암과는 MBC ‘수사반장’ 시절부터 인연이 돼 한평생을 동지로 살고 있는 사이다. 최종수 감독은 ‘수사반장’ ‘첫사랑’ ‘사랑과 야망’ ‘제4공화국’ 등을 연출한 스타PD이자 베테랑 연출자이다.
일본 만화 본적 없다
최종수 감독은 ‘식객’ 방영 이후 논란이 됐던 컴퓨터 그래픽 부분(최불암이 요리를 먹고 그 맛을 표현할 때 사용됐던 기법)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항간에 일본 만화에서 착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 최 감독은 “미각을 비주얼화 하고 싶었는데 어떤 방법이 좋을까 많이 고민했다. 결국 떠오른 생각이 CG였다. 일본 만화는 본 적도 없다. 그래픽의 완성도가 문제가 됐나 혼자서 그런 생각도 해봤다”고 밝혔다.
또 원작 만화와 비교한 의견들에 대해서도 “너무 성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냈다. 최 감독은 “영화 ‘식객’도 마찬가지지만 원작 만화를 그대로 표현할 수는 없다. 만화가 가진 장점, 영화가 가진 장점, 드라마가 가진 장점이 다 따로 있는데 그 중 우리는 드라마적 기법을 선택했다. 원작이 갖고 있는 스토리에 드라마적 캐릭터가 가미돼 새로운 장르로 재창조 된 것이 드라마 ‘식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찬과 봉주, 선악구도로 잡기에는 두 당위성 너무 커
최종수 감독은 매회 에피소드가 있는 원작의 특성을 살리기에는 오히려 드라마가 적격이라는 해석도 했다. 전국에 깔린 그 수많은 음식들, 그리고 그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사람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단순 선악구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 감독은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임팩트를 줄 필요가 있었지만 드라마에서는 성찬과 봉주, 두 캐릭터가 모두 살아 있어야 한다. 둘 다 부인할 수 없는 당위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성찬의 길과 봉주의 길 모두가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드라마에 투영된 이미지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가 중요하지 누가 옳고 그르냐는 구분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음식에 내려지는 새로운 가치들
‘식객’만이 담고 있는 각별한 의미에 대한 강조도 있었다. 최종수 감독은 “우리 드라마가 갖고 있는 사회적 의미가 분명히 있다. 우리 음식의 가치를 재발견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그것이다. 우리 음식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인 ‘약식동원’(약과 음식은 그 뿌리가 같다)이라는 말처럼 한국의 음식은 자연과 계절이 만들어낸 다양성의 결정체다.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진 일부 외국의 음식과는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음식에 대한 산업적인 접근에도 ‘식객’이 영향을 미쳤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다. “한국 음식은 ‘단품’으로 표현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한상’ 차려진 밥상이 곧 한국 음식 아닌가. 이런 시각에서 출발한 한국 음식의 세계화를 논의해 볼 때가 됐다. 자동차와 반도체만이 수출품목이 아니지 않는가. ‘식객’은 음식이 물론 가장 기본이 되지만 그릇과 의상 등 음식과 관련된 모든 문화와 자부심, 선조들의 지혜를 담고자 한다”고 밝혔다.
요즘 젊은이들, 음식을 카메라로 찍지 않는가
한류 소재의 외연 확대라는 측면에서 ‘식객’이 해야 할 일도 있었다. 이제 음식은 단순히 배를 불리기 위한 수준을 넘어 향유하는 단계가 됐다. ‘살기 위해 먹느냐’와 ‘먹기 위해 사느냐’의 차이를 논할 경제 수준이다.
최종수 감독은 “대개 음식에 대한 관심은 국민소득 3만불을 전후해 바뀌기 시작한다. 우리는 좀 이르기는 하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벌써 그런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 이름난 음식점을 찾아 요리를 시켜 먹고, 보기 좋게 차려진 접시가 나오면 우선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기부터 꺼내지 않는가. 음식에 대한 새로운 단계의 관심은 이미 젊은층에서 시작됐고 그건 세계적으로 마찬가지다. ‘식객’이 할 일이 여기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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