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 지난달 27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했던 말이다. 30여 년 간 IT업계를 쥐락펴락했던 빌 게이츠도 인터넷 검색과 광고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해 구글에 뒤진 것을 아쉬워했던 것이다. 이같이 '변화'라는 것은 거대 공룡과 같은 대기업도 작은 신생기업에게 질 수 있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즉 변화를 잘만 이용한다면 자신들이 가진 것 이상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이같은 '변화' 의 힘을 믿는 것일까? 9일 파주 NFC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의 훈련에서 박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은 변화였다. 이날 올림픽대표팀은 전술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중앙 수비수를 뺀 4-4-2 포메이션으로 선수들을 세워놓고 공격 전술을 반복 연습시킨 것. 박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공을 잡았을 때 앞선과 좌우에 있는 선수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요구했다. 그 중에서도 박 감독이 특히 강조한 것은 '변화' 였다. "한 사람이 움직일 때 다른 사람도 그에 맞추어서 움직임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함께 변화를 주지 않으면 상대 수비수는 속지 않는다"(9일 훈련 중 박성화 감독의 한 마디). 박성화 감독은 자신이 직접 움직이면서 시범을 보이며 선수들에게 변화를 주입시켰다. 이같은 감독의 요구에 선수들의 움직임도 조금씩 달라졌다. 좌우측 풀백이 오버래핑을 나서면 중앙 미드필더 한 명이 뒷공간을 커버했다. 이와 동시에 투톱은 서로의 위치를 조정하며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맞부딪치게 함으로써 난이도를 높였다. 양 팀 모두에게 기본적인 메커니즘만 설명해 놓고 나머지는 그들의 역량에 맡긴 것이다. 선수들은 조금씩 발을 맞춰가며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박성화 감독은 선수를 바꾸어가며 전술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훈련이 끝난 후 녹초가 다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의미가 있었던 훈련임을 밝혔다. 이청용은 "지난 1월 스페인 전지 훈련 때 했던 훈련이다. 6개월 동안 하지 않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발을 맞추고 나니 몸이 기억을 해내더라. 공간 활용을 조직적으로 함으로써 변화를 보여주는 훈련이다" 고 말했다. 이날 많이 뛴 최철순 역시 "과감하게 오버래핑을 들어가라고 감독님이 주문했다. 중간에 공이 끊겼을 때는 다른 선수들이 커버들어오라고 감독님이 주문하셨다" 고 얘기했다.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떠난 빈 운동장에서는 박성화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비록 멀리 있어 무슨 얘기인지 듣지는 못했지만 훈련의 성과와 선수 개개인을 평가했을 것이다. 그리고 박성화 감독의 머리 속에는 '변화' 를 통해 거함 이탈리아와 카메룬을 잡는 장면을 그리고 있었을 것이다. 마치 빌 게이츠를 뼈아프게 만들었던 구글의 모습처럼.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