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31. 두산 베어스)가 뼈아픈 패전을 떠안았으나 기대에 걸맞는 역할을 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최근 스트라이크 존에 구애받는 모습으로 땅볼 유도형 변화구만 고수한 것이 아닌 여러가지 변화구를 이용하며 상대 타선을 요리했기에 그의 활약은 더욱 값졌다. 올시즌 플레이오프 2경기 포함 모두 3경기 연속으로 5이닝 이전에 물러나며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던 김선우가 31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 6회까지 무실점으로 투구하는 등 6⅔이닝 2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5개)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총 112개의 공을 던지며 분투한 김선우는 이혜천(29)과 맷 랜들(31)에 이어 3경기 연속으로 두산 선발진의 자존심을 지켰으나 팀 타선의 침묵으로 0-2로 패한 경기서 패전 투수로 이름을 올린 채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 150km를 기록하며 '파워피쳐'라는 수식어를 확인시킨 김선우는 종전까지 컷 패스트볼, 투심을 주로 구사하던 것과는 달리 커브, 체인지업 등 상대의 타이밍을 뺏는 변화구로 농익은 피칭을 보여주었다. 특히 그의 커브는 우타자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김선우의 커브는 다른 투수들의 그것에 비해 떨어지는 폭이 큰 편은 아니었으나 옆으로 변하는 움직임은 더욱 좋았다. 마치 슬라이더의 변형인 슬러브를 연상케하는 빠른 커브였다. 메이저리그 시절 자주 구사했던 구종인 체인지업의 움직임 또한 나쁘지 않았다. 6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호투하던 김선우는 7회 몸에 맞은 볼 두 개를 포함, 세 개의 사사구에 나주환(24) 타석서는 폭투까지 저지르는 등 제구 난조로 인해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김선우는 후속 타자 정근우(26)를 짧은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박경완(32)의 3루 땅볼로 잡아내는 듯 했으나 김동주(32)의 실책으로 인해 1실점으로 이어졌다. 승부처에서 제구 난조를 보이는 바람에 단 한 번의 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김선우. 그러나 그는 시즌 막판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며 새로운 에이스 탄생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김선우가 구단의 기대대로 제 몫을 한다면 두산은 더 이상 다니엘 리오스(36. 전 야쿠르트)를 그리워 할 필요가 없다. farinelli@osen.co.kr 김선우./잠실=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