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였다. 무적을 자랑했던 SK의 철벽마운드가 대만의 일방장타력에 무너졌다. SK가 고비를 넘지 못하고 대만 퉁이 라이언스의 홈런포에 무릎을 꿇었다. 믿었던 선발 채병룡과 소방수 정대현이 기대를 져버렸다. 특히 불펜의 침몰과 함께 SK의 아시아시리즈 첫 우승의 꿈도 예선전에서 산산조각났다. 경기전 대부분 SK가 대만을 상대로 승리할 것으로 여겼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 채병룡을 앞세워 대만을 가볍게 건널 것으로 보았다. 채병룡을 오래 끌고 투수력을 아낀 뒤 16일 결승전에서 세이부를 상대로 총전력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이었다.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채병룡은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갑자기 4회들어 실타래가 헝클러지기 시작했다. 채병룡이 4회말 집중 3안타를 내주고 동점을 내준 뒤 리푸하오에게 우월 3점홈런, 가오즈강의 랑데부 홈런까지 맞고 강판당하고 말았다. 볼이 가운데로 몰렸고 퉁이 타자들의 방망이에 모두 걸려들었다. 점수는 순식간에 5-1로 벌어졌다. 선발투수가 무너지자 막강한 불펜도 흔들렸다. SK가 추격전에 나서기도전에 5회말 바뀐투수 윤길현은 첸리홍에게 커다란 좌월솔로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그래도 6회초 공격에서 2점을 추격하고 8회초 다시 한 점을 보태 4-6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8회말만 막으면 패해도 결승진출권은 이닝당 실점률이 낮은 SK의 몫이었다. 그러나 소방수 정대현이 기대를 저버렸다. 7회 무사 1,2루에서 이승호를 구원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은 정대현은 마지막 고비였던 8회를 넘지 못했다. 중전안타와 오심성 사구로 위기를 맞은 뒤 리푸하오에게 그만 석점짜리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 또다시 2루타를 맞고 강판당했다. 이어 김원형까지 나섰지만 추가실점, 고개를 떨구었다. 이날 SK 충격의 참패는 단기전에서 절대 우위는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 SK는 첫 경기에서 일본시리즈 우승팀 세이부를 4-3으로 꺾고 우승권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약체로 여겼던 퉁이 라이온즈의 홈런포 세례에 우승의 꿈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방심이 부른 쓰라린 패배였다. 그것도 가장 믿었던 마운드가 무너졌다는 점에서 뼈아팠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