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가 창단 후 첫 해외 전지훈련에 나섰다. 히어로즈 선수단은 28일 오전 10시 5분 인천공항을 통해 현대시절 '약속의 땅'으로 불렸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2월 27일부터는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훈련과 연습경기에 나서는 히어로즈는 총 45일 동안의 훈련을 마친 후 3월 8일 귀국한다. 작년 끊임없는 잡음 속에 창단한 히어로즈는 제주도에서 뒤늦게 캠프를 차린 후 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나 성적은 7위로 보잘 것 없었다. 거의 대부분 대폭 삭감된 연봉을 받아들었던 선수단은 침체된 분위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구단은 가입분납금, 메인스폰서, 장원삼 트레이드 파동 등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히어로즈는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완전히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김시진 감독을 다시 불러 3년 계약을 마친 히어로즈는 선수단에 100%는 아니지만 현대시절 연봉 수준으로 어느 정도 맞췄다. 가입 분납금을 조기에 납부했나 하면 용병 두 명과 일찌감치 계약을 마쳤다. 메인스폰서 계약 소식은 아직 없지만 서브 스폰서 계약의 성공으로 재정적 우려 의혹을 어느 정도 떨쳐낸 상태다. 히어로즈는 사실상 올해 재창단을 하는 기분이다. 작년에는 구단 고위층만 의욕이 넘쳤다면 올해는 프런트와 선수단까지 다 한마음으로 뭉친 느낌이다. 김시진 감독도 지난 9일 첫 합동훈련을 마친 후 "이장석 대표로부터 미국 스프링캠프에 원하는 만큼 선수들을 데려가도 좋다며 전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반겼다. 이는 이번 전지훈련 인원이 허리를 다친 조용준 등 몇몇 부상자를 제외하고 60명에 달한다는 점에서도 잘 반영돼 있다. 선수단도 오랜만에 마음 놓고 '경쟁'을 화두로 삼고 있다. 무엇보다 김 감독이 나이와 이름값을 묻지 않는 '제로섬' 출발 체제를 강조함에 따라 이런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우선 외야는 지난해 한화에서 뛰었던 덕 클락의 가세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김 감독이 클락을 중견수 혹은 우익수로 기용할 계획을 밝힘에 따라 기존 붙박이 이택근, 송지만, 전준호에 정수성, 전근표, 조재호 등은 자리잡기에 올인해야 할 입장이다. 클리프 브룸바도 외야 후보 중 한 명이다. 유격수 강정호만이 낙점을 받은 내야 중 1루수는 그야말로 최대 격전지다. 이숭용을 비롯해 오재일, 조중근, 강병식이 틈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2차 1번으로 지명된 부천고 출신 신인 장영석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2루는 김일경에 유재신, 권도영 등 젊은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3루는 황재균과 김민우가 혈투를 벌여야 한다. 포수는 플레잉코치 김동수를 비롯해 강귀태, 허준, 유선정 등이 주전자리를 위해 노력 중이다. 김동수는 일단 코치보다는 선수로 올해를 맞이할 예정이다. 하지만 체력 저하 기미가 보이면 지체없이 코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주전은 사실상 강귀태였지만 허준과 유선정의 성장세도 두드러져 히어로즈 안방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 마운드 역시 마찬가지. 선발진은 장원삼, 마일영 두 명만이 확정된 상태다. 이현승, 김수경, 오재영, 이정호, 김성현, 전준호 등 남은 세 자리에 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마무리는 황두성이라고 이미 박아 놓은 상태다.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경기도 고양시 원당구장에서 가진 합동훈련에 대해 날씨가 추워 평가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플로리다 브래든턴이 진정한 격전지가 되는 셈이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남아있는 기존 히어로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벽하게 털어낼 수 있는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