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빈 가슴 채워줄 연극 다섯 편
OSEN 기자
발행 2009.02.12 08: 39

세계적인 경제난국 속에 새해 첫 달하고도 보름을 보낸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현실의 고단함 속에서 한줄기 희망과 여유를 찾아주려는 연극계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009년의 두 번째 달, 허전한 마음 한 구석을 채워 줄 마음의 양식들을 살펴 보았다. 노숙자들의 생존 투쟁, ‘뉴욕 안티고네’ 연극 ‘뉴욕 안티고네’(야누쉬 그오바츠키 작/ 이성열 연출)는 뉴욕의 어느 공원에 살고 있는 다국적 노숙자들의 모습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와 노숙자, 그리고 현대인의 고립과 외로움을 보여준다. 연극은 뉴욕의 한 공원에 사는 세 명의 노숙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러시아에서 온 사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여성 아니타, 폴란드에서 온 벼룩은 각기 다른 이유로 미국에 흘러들어와 불법체류자로 뉴욕의 공원에서 살아간다. 어느 날 이들은 간밤에 얼어 죽은 ‘존’의 죽음에 대해 듣게 되고 죽은 ‘존’의 시신을 찾기 위해 작은 투쟁을 벌이며 사회에 속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 명의 노숙자는 간밤에 얼어 죽은 ‘존’의 시신을 묻어줄 것을 요구할 뿐이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공권력을 대표하는 경관 짐 머피는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 무관심과 미움으로 사회와 하나가 될 수 없었던 이들은 자신들과 같은 처지인 ‘존’의 죽음을 바라보며 커다란 공권력의 횡포 속에 서로를 믿음과 애정으로 보듬게 된다. 작품은 신자유주의의 붕괴와 세계화 위기 속 현실을 다층적인 의미로 담아냈다. 산울림소극장에서 3월 1일까지 공연된다. ‘겨울잠 프로젝트-사람이었네’의 연극 ‘장석조네 사람들’ 극단 드림플레이가 2009년 ‘겨울잠 프로젝트’로 ‘사람이었네’라는 주제를 담은 세 편의 연극 중 두 번째 이야기로 ‘장석조네 사람들’(원작 김소진/ 연출 김재엽)을 선보인다. 2월 17일부터 22일까지 공연되는 ‘장석조네 사람들’은 고(故) 김소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한 지붕 아래 모여 사는 아홉 가구의 에피소드를 통해 1970년대 도시빈민들의 삶과 애환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극단 대표인 김재엽과 유용석이 공동 각색하고 김재엽이 연출했다. 감칠맛 나는 방언과 일상 언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연극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공연된다. ‘레자 드 웨트(Reza De Wet)’의 연극 ‘세 자매’ 기존의 안톤 체홉의 작품에 상상력을 발휘한 새로운 시도로 이목을 끈다. 안톤 체홉의 작품을 재해석해 새로운 시각으로 창작한 여류작가 ‘레자 드 웨트(Reza De Wet)’의 ‘세 자매’(제작 극단창파, 연출 채승훈)가 무대에 올라 있다. 이 작품은 안톤 체홉의 ‘세 자매’의 마지막 장면에서 17년의 세월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체홉의 '세 자매'를 기억하고 있던 관객들은 세월이 흐른 뒤, 등장인물들의 변화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안톤 체홉의 ‘세 자매’가 포병 여단장이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몰락하는 지주 계급의 표상으로 그려졌다면 레자 드 웨크의 ‘세 자매’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사회적 혼란에 갇혀 무거워진 삶의 무게까지 더했다. 1920년 러시아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스런 마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6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마샤는 자매들과 혼란의 고통을 함께하며 극을 전개 시킨다. 올가-마샤-아리나, 세 자매가 갖고 있는 열망과 희망이 사회적 변화 속에 담겨있다. 그들의 고귀함과 선량함, 무지함이 어떻게 전락해 가는가를 보여준다. 연극 ‘레자 드 웨트(Reza De Wet)’의 ‘세 자매’(제작 극단창파, 연출 채승훈)는 2월 11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4色 지방사투리를 들어보자! ‘삼도봉 美스토리’ 김신후의 원작 ‘아! 삼도봉 먼피덴셜’을 각색해 만든 ‘삼도봉 美스토리’(연출 고선웅)는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를 아우르는 지방사투리를 구사하는 농부 캐릭터에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고선웅 특유의 화법인 재치 있는 ‘말장난’과 치밀한 연출 구성력으로 웃음과 감동을 더했다. 연극은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가 만나는 지점 ‘삼도봉’의 미국산 양곡창고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방화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농부들의 진술 속에 걸쭉하고 거침없는 사투리에서 배어나는 웃음과 코끝 찡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고선웅 특유의 웃음과 잔잔한 감동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이번 연극은 농촌문제와 농민들의 애환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농민들이 극을 전개시키며 웃음을 자아내는 사투리 진술 속에서 '미국 쌀 수입 반대' '태풍 피해보상' '농촌총각 국제결혼 사기' '농어민 융자' '농촌 노인문제' 등 이 시대 농촌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담아내 소외됐던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삼도봉 美스토리’는 2월 10일부터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7년 만에 돌아온 연희단 거리패의 ‘하녀들’ 2002년 초연된 연희단 거리패의 ‘하녀들’(연출 이윤택)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 작가 장 주네의 대표작으로 하녀인 두 자매가 7년간 모신 여주인을 살해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고압적인 마담을 모시고 사는 솔랑주와 클레르는 마담이 집을 비운 동안 마담을 모살하는 연극을 통해 해방감을 느낀다. 이들은 마담의 역할을 하면서 거만한 마담의 행동을 흉내 내고, 쌓여있던 불만들을 쏟아낸다. 연극은 연극 속에 ‘연극놀이’를 통해 쏠랑주와 끌레르가 지니고 있는 캐릭터를 펼쳐 보인다. 두 하녀는 마담이 나타나면 온갖 치욕을 감내하며 굽실거린다. 하지만 언니 쏠랑주는 마담을 희롱할 줄 아는 지적인 면모도 지니고 있는 동시에 마담을 살인하는 놀이를 주도하기도 한다. 게다가 자신의 욕망 속에 괴로워하며 끝내 자살하고 마는 정신분열을 겪는 인물로 그려진다.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겪은 장 주네의 ‘하녀들’은 부조리한 삶을 비현실적인 연극적 상황으로 묘사한다. 연극 ‘하녀들’(연출 이윤택)은 3월 8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공연된다. jin@osen.co.kr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연극 '세자매' '하녀들' '뉴욕안티고네' '삼도봉 美스토리'.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