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센스가 있는 친구입니다. 앞으로 지켜보면 재미있을 겁니다".
지난해 11월 두산 베어스의 잠실 마무리 훈련 도중 이용철 KBS N 해설위원은 한 신인 외야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위원은 자신을 보고 꾸벅 '배꼽 인사'를 한 후 그라운드로 뛰어가는 앳된 얼굴의 소년을 지켜보며 "고교 무대서 지켜보던 선수 중 한 명인데 발도 빠르고 확실히 센스를 갖추고 있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 위원이 칭찬한 주인공은 정수빈(19. 유신고 졸업 예정)이었다. 지난해 8월 캐나다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우승 주역 중 한 명이기도 했던 그는 팀이 상대적 약체라 주목받지 못했으나 1학년 때부터 주전 외야수로 출장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유망주다. 175cm 73kg로 체구는 작지만 투수를 병행하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 강한 어깨를 과시하기도 했다.
우완 성영훈(19. 덕수고 졸업 예정), 외야수 박건우(19. 서울고 졸업 예정), 좌완 유희관(23. 중앙대 졸업 예정)과 함께 두산 전지 훈련에 참가한 4명의 신인 중 한 명인 정수빈은 캠프 중반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2일 고려대와의 연습 경기서는 6회 임재철(33)의 대주자로 출장한 뒤 연타석포를 작렬하는 등 2타수 2안타(2홈런) 5타점을 기록하며 코칭스태프를 놀라게 했다.
김광수 수석코치는 정수빈에 대해 "갖다 맞추는 감각이 좋고 타구 처리도 침착하다. 주루 플레이도 뛰어난 만큼 3년 안에 두산 외야의 한 축이 될 만한 선수다"라며 높이 평가했다. 정수빈의 주포지션 중견수 자리에는 3시즌 동안 확실한 활약을 펼친 국가 대표 이종욱(29)이 있는 만큼 아직 제대로 실전 경험을 갖추지 못한 유망주에 대한 김 수석코치의 평가는 대단히 이례적이었다.
이미 주루 플레이, 수비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던 정수빈은 화끈한 배팅 파워까지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비록 대학팀과 단 한 경기를 치른 데 불과하지만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까지 나쁘지 않았음을 증명한 경기였다.
신인이 두각을 나타내며 기존 선수들의 경쟁심에 불을 붙이는 것만큼 시즌 전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하는 것은 없다. 소년의 얼굴 뒤로 매서운 무기를 갖춘 정수빈이 두산에 '앙팡 테리블' 효과를 불어 넣을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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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