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천, "시즌 첫 등판 전날 귀신 꼭 보고 싶다"
OSEN 기자
발행 2009.02.26 09: 17

"선발 등판 전에 꼭 귀신을 봐야 하는데…". 이게 무슨 소린가. 한국프로야구 두산에서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월로스로 이적한 좌완 투수 이혜천(30)이 '귀신'과 관련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시민구장에 차려진 야쿠르트 1군 스프링캠프서 만난 이혜천은 대뜸 "귀신이 나올까봐 숙소인 호텔 방안에 소금을 뿌리고 잔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혜천의 말에 따르면 오키나와에는 전쟁으로 죽은 원혼들이 많을 뿐 아니라 실제로 일생생활 속에서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고. 이제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야구선수들에게는 큰 이슈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 됐을 정도란다. 이혜천은 "처음에 일본에 왔는데 그 말을 듣고 정말 놀랐다. 길거리를 가다가도 귀신이 툭툭 치는가 하면, 발을 내놓고 자는 버릇이 있는 (임)창용이형의 이불을 걷어버리기도 한단다. 어떤 선수는 아예 엘리베이터 안에서 귀신과 대화까지 한다고 들었다"며 "하도 그런 말을 들어서 그런지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머리를 풀어헤친 어떤 여자가 내 가슴을 누르고 있더라. 정신을 차려보니 환상이었다. 이제 혼자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 머리 긴 여자가 타면 발 쪽으로 먼저 시선이 간다. 일본 귀신은 발이 없다고 그러더라"고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오키나와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그러자 미군을 피해 달아나던 일본군은 오히려 오키나와 주민들을 대량 학살을 자행했다고. 동굴 속이나 숲에 숨어있다 혹시나 함께 움직이던 어린아이 등이 포함된 일반인들 때문에 자신들이 미군에 발각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군기지가 된 오키나와 중에서도 우라소에시는 가장 잦게 귀신이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이혜천과 임창용의 통역을 맡고 있는 신중모 씨는 "혜천이가 겁이 많다. 잘만 하면 전화가 와서 같이 자면 안되겠냐고 괴롭힌다"며 "다른 선수들은 이미 적응돼 있어 아무렇지 않은데 이혜천이 무서워 하니까 다들 웃겨 죽겠다는 표정"이라고 놀렸다. 옆에서 그 얘기를 듣고 있던 임창용도 이젠 적응이 된 듯 대수롭지 않게 그저 웃을 뿐이다. 이혜천은 "처음에는 그 소리를 듣고 정말 놀랍고 무서웠다. 소금으로 빙 둘러치면 귀신이 없다고 해서 그렇게 하고 잔다"고 말한 후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귀신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귀신을 본 사람이 로또를 사면 반드시 당첨이 된다고 한다. 그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하더라. 투수 중에도 귀신을 본 다음날에는 다들 잘 풀렸다고 한다. 무섭긴 하지만 올 시즌 등판 전날에는 꼭 귀신을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혜천은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야쿠르트 구단의 핵심 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숙적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깰 좌완 선발 요원으로 다카다 시게루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혜천은 "너무 적응을 잘하고 있다. 선수단 분위기가 너무 좋다. 선수들도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고 훈련 환경도 잘 갖춰져 있다"며 "운동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고 일본에서의 첫 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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