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극작가 해럴드 핀터(Harold Pinter)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해롤드 핀터 추모공연-덤웨이터(The Dumb Waiter)’가 극단 숲의 해외명작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해럴드 핀터(1930-2008)는 200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연극배우이자 극작가다. 베케트와 이오네스코, 아라발 등의 현대 연극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조리극 작가로 알려져 있다. 유태인으로 태어나 제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하면서 정기적으로 폭격을 경험했던 핀터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파시스트적 반유태주의 현실 속에서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 그런 핀터의 상처들은 영국식 부조리극으로 작품에 전달돼 부조리극 작가 대열에 끼게 된다. 해럴드 핀터의 부조리극 ‘덤웨이터(The Dumb Waiter)’의 무대는 창문 하나 없는 지하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누군가를 살해할 계획으로 벤과 거스는 조직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죽여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왜 죽여야 하는지, 명령은 어떤 조직이 내리는 지, 그 무엇도 알지 못한 체 기다리고만 있다. 오직 이 일이 자신들의 임무라는 것만 알고 있다. 불확실한 기다림 속에서 그들은 일상적인 언어게임으로 갈등을 일으킨다. 축구장에 ‘같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주전자에 불을 켜는 것과 불을 붙이는 것’ 등의 말장난 같은 언어 게임이 시작된다. 이들의 이런 갈등은 보이지 않는 실상에서 권력을 탐욕을 부리는 자리다툼의 일부이다. 이들의 대결구도는 계속된다. 언어를 넘어서 극 전반의 분위기를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케 한다. 갑자기 작동되는 덤 웨이터(요리 승강기)로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극을 빠르게 전개시킨다. 벤과 거스의 갈등 속에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마침내 덤 웨이터의 인터폰을 통해 제거해야 할 대상이 들어온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권력을 손에 쥐려는 팽팽한 이들의 치열한 게임들은 모순으로 가득 찬 부조리한 해럴드 핀터의 비합리적 구성으로 이뤄졌다. 꽉 찬 텍스트 속에 ‘...’과 ‘사이’ ‘침묵’ ‘막’ 등의 비언어적 요소들을 더하는 핀터만의 독특한 부조리한 언어적 구조가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대사 속에 묻어난다. 연극 ‘덤 웨이터’는 핀터의 작품 가운데 국내에 비교적 많이 알려진 2인극으로 핀터의 세계를 이해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해롤드 핀터는 작품의 난해성 때문에 국내에 일찍 소개됐음에도 불구하고 보편화되지 못한 작가이기에 ‘해롤드 핀터 페스티벌’을 통해 그의 작품을 국내에 일반화 하는데 기여하려는 목적에서 극단 숲이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해롤드 핀터 추모공연, 연극‘덤웨이터(The Dumb Waiter)’는 장익렬 연출이 맡고 극단 숲이 제작한다. 4월 3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축제에서 공연된다. jin@osen.co.kr 해롤드 핀터 추모공연 ‘덤웨이터(The Dumb Wai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