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이 누구야? 수원에 이런 선수가 있었나?'. 22일 저녁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상하이 선화의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을 지켜본 축구 관계자들은 갸우뚱한 표정을 지었다. 16강 진출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지만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들은 대부분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남궁웅, 홍순학, 에두, 알베스, 하태균 등의 부상과 빡빡한 경기 일정이 문제였다. 지난 20일 에버튼과 FA컵 준결승에서 1.5군을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웠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이 떠오르는 대목이기도 했다. 실제로 차범근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공수의 핵심에만 주축 선수들을 내보내 더욱 비슷한 모양새를 갖췄다. 그러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승 진출에 실패한 퍼거슨 감독과 달리 차범근 감독의 용병술은 승리로 귀결됐다. 경기 초반까지만해도 차범근 감독의 선택 역시 실패로 끝나는 듯했다. 상하이의 거센 수비에 휘둘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수원이 전반 12분 얀코의 헤딩에 선제골을 내줬기 때문이다. 주포 에두가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에서 이 한 골은 치명타로 보였다. 하지만 수원의 반격은 매서웠다. 전반 40분 배기종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면서 내준 침투 패스를 이상호가 오른발 슈팅으로 침착하게 동점골로 연결했고 불과 2분 뒤에는 반대로 이상호의 헤딩 패스를 배기종이 역전골로 엮어냈다. 한 번 주도권을 잡아낸 수원의 기세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친 배기종 대신 서동현을 투입하면서 공격에 박차를 가해 상하이의 수비를 흔들었다. 비록 추가골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공격에서 문제를 드러냈던 수원이 희망을 엿보기에는 충분한 장면이었다. 여기에 박호진의 선방도 빛을 발했다. 후반 31분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위기에 처했던 수원은 바르코스의 슈팅을 박호진이 몸을 날리는 선방으로 막아냈다. 비록 경기 종료 직전 리웨이펑이 경기 지연을 이유로 퇴장당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수원은 침착히 대응해 2-1로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차범근 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한 번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