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에는 파이터가 필요하다". 한국 축구에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홍명보(40)와 유상철(38)의 대를 잇는 대형 수비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 과거 월드컵대표팀을 이끌었던 김호 대전 시티즌 감독도 이 부분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리고 김호 감독은 그 원인으로 수비수를 다양하게 키울 수 있는 지도자의 부재를 지적하고 나섰다. 김호 감독은 지난 1일 대전서 벌어진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에 앞서 "그동안 한국 축구가 너무 스리백에 의존했다. 스위퍼 타입의 선수만 양산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파이터 타입의 수비수가 사라졌다. 수비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지도자가 없다는 소리다"고 말했다. 김호 감독이 말하는 파이터는 이른바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상대 스트라이커를 묶을 수 있는 수비수. 지난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에도 불구하고 헤딩으로 득점을 이끌어냈던 유상철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김호 감독은 "결국 축구는 투쟁심이 중요한 스포츠다. 국제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투쟁심은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 축구에 그런 수비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 김호 감독은 이런 수비수를 어렵게 키워낸다고 해도 사장되는 현실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김호 감독은 "이제 한국 축구에 파이터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곽희주, 조성환 그리고 김형일 밖에 없다"면서 "이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면 어떻게 수비를 하겠다는 뜻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특히 김호 감독은 조성환의 일본 J2리그 이적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항 스틸러스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김형일을 키우기 위해서는 조성환을 보내면 안됐다는 뜻이다. 김호 감독은 "수원 시절 (조)성환이를 키우기 위해 김진우 같은 베테랑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만약 파리아스 감독이 (김)형일이를 제대로 된 수비수로 키우고 싶었다면 성환이를 일본으로 보내면 안됐다. 한국 축구에 더 이상 파이터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인지 안타깝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지도자들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나눌 때가 아닌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