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최희섭(30, KIA)이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함으로 홈런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거포 최희섭이 홈런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지난 7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시즌 10호째를 기록한 것. 지난달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7호째를 넘겨 단독 선두에 오른 뒤 다시 한번 맛보는 자리였다. 최희섭은 지난 6일에도 역전 3점포를 날려 팀을 승리로 이끈 바 있다. 그리고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홈런왕에 도전하겠다” 라는 말과 함께 “삼진을 당하더라도 내 스윙을 하겠다”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반복했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홈런 타자의 자세가 아닐까. 역대 홈런왕들을 살펴보면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타자들이 몇 명 목격된다. 지난 1990년 홈런왕(28)과 삼진왕(84)을 최초로 ‘동시 석권’ 한 장종훈(당시 빙그레)은 1992년에도 한 시즌 최다 홈런(41)과 최다 삼진(99) 기록을 갈아 치우며 두 부문 1위에 올랐다. 1995년에는 김상호(당시 OB)가 ‘100삼진 시대’를 열어젖히며 25홈런 113삼진으로 왕좌에 올랐다. 1998년에는 타이론 우즈(당시 OB)가 한 시즌 최다 홈런(42)과 최다 삼진(115) 신기록에 최초의 외국인 홈런왕 기록까지 세웠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7년의 심정수(당시 삼성, 31홈런-113삼진)가 유일하다.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홈런 코스’를 가지고 있었다. ‘이쪽으로 오는 공은 무조건 홈런으로 연결한다’ 라는 마인드가 있었던 셈이다. 바꿔 말하면 다른 코스의 공은 포기했다는 의미로도 해석 된다. 지난해 홈런왕 김태균(한화)과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은 그런 점에서 '정교한 홈런왕‘ 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 좀처럼 배트를 내밀지 않는 김태균과 탁월한 선구안을 가진 이승엽은 투수들을 더욱 괴롭혔다. 최희섭은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날카로운 포크볼을 주무기로 가진 정재훈(두산)에게 올시즌 6타석에서 3개의 삼진을 당했을 정도. 8일 현재 삼진 27개로 이 부문 선두(롯데 가르시아, 한화 디아즈)에 4개 뒤진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그런데 그 약점을 보완하는 대신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쪽을 택했다. 지난해의 불안한 스윙을 버리고 올시즌부터 자신 있는 스윙을 선보이고 있는 것. 결과는 홈런 1위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삼진에 굴하지 않고 휘두르는 방망이는 최희섭의 홈런왕을 향한 의지를 대변해 준다. 거대한 체격으로 돌리는 풀스윙은 최희섭에게는 ‘양날의 검’ 이다. 역대 6번째 홈런왕-삼진왕 동시 석권과 최초의 '복귀파 홈런왕‘ 이라는 타이틀이 최희섭의 앞에 놓여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