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다고? 그럼 산에 올라가'. 울산 현대 김호곤(58) 감독의 독특한 습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어려운 결정에 닥치면 줄곧 산에 오르는 탓이다. 김호곤 감독 외에도 어려운 상황에서 등산을 선택하는 감독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신치용(54) 감독이다. 신치용 감독은 선수들의 단합을 위해 산을 찾는다. 그러나 김호곤 감독은 홀로 산을 찾는다. 위기의 순간에 결정을 내리기 위해 산에 오르는 그다.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김호곤 감독의 외로운 산행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김호곤 감독은 지난 20일 오전에도 클럽하우스 인근의 염포산에 올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놓고 호주의 뉴캐슬 제츠와 마지막 일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 기용에 고민이 컸기 때문이다. 부상에서 막 회복한 오장은과 이진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였다. 그리고 결정은 산에서 내려졌다. 아쉽게도 그 결정은 유쾌하지 못했다. 김호곤 감독의 복안대로 줄곧 공격을 펼쳤지만 끝내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오히려 전반 35분 상대의 역습에 한 골을 내줘 패했다. 그러나 김호곤 감독의 표정에는 어떤 불만도 없었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고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호곤 감독은 "선수가 없는데 경기는 해야겠고 결국 잔머리를 쓴 거지"라며 "(오)장은이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욕심을 부렸어. (이)진호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 다음 경기에는 좋아질 거야. 축구도 내 노력도 끝나지 않을 테니까"라고 웃었다. 김호곤 감독의 웃음에는 그동안 산행이 일궈낸 성과가 묻어난다. 지난 4월 베이징 궈안전에서 장신 수비수 김신욱을 공격으로 전환시켜 승리를 일궜던 기억이다. 당시 김호곤 감독은 산에 올라 고심 끝에 김신욱의 선발 기용을 결정한 바 있다. 그리고 김신욱은 맹활약 속에 울산의 승리와 희망을 안겼었다. 김호곤 감독의 산행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