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타격감이 좋았는데". SK 포수 박경완(37)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출전해 속절없이 돌려댔던 '선풍기 스윙'에 대해 털어놓았다. 박경완은 지난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WBC 때 헛스윙 삼진만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왼손목 부상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박경완은 지난 3월 열린 제 2회 WBC 대회에 주전 포수로 출전, 한국야구를 세계 4강에서 준우승으로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주역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투수 리딩 측면에서는 상대팀 감독들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였다. 김성근 SK 감독도 박경완에 대해 "투수 리드가 한층 더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타격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달랐다. 23타수 2안타로 1할(.087)도 되지 않는 타율에 안타는 고작 2개만 쳤다. 아시아지역 출전 선수 중 최하위였다. 삼진은 무려 8개를 기록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휘둘러대는 스윙은 야구팬들은 물론 야구해설자들로부터도 곱지 않은 질타를 받아야 했다. 박경완도 모를리 없었다. 그는 "내가 왜 모르겠는가"라면서도 "그 상황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지난 3월 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WBC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왼쪽 손목을 다치고 말았다. 1회말 이진영의 만루포가 터진 직후 첫 타석에서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태그아웃. 이 과정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손목이 뒤틀어지고 말았다. 처음에는 '좀 아프다 말겠지'라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다음날 왼손 전체가 퉁퉁부었다. "참다참다 도저히 안돼서 김인식 감독님을 찾아갔다"는 그는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어떡해. 할 수 없지. 그냥 나가서 배트에 공은 맞추지 말고 휘두르고 들어와'라고 한숨을 내쉬시며 말씀하시더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웃었다. 그는 이후 테이핑을 칭칭 감은 채 경기에 나서 투수의 공을 받아야 했다. 물론 타석에서는 김인식 감독의 사주(?)대로 공을 피해 사정없이 방망이를 허공에 돌려댄 것이다. 지금도 손목 보호장구를 꼭 챙겨들고 배팅케이지에 들어서고 있는 그는 "WBC 대회 전에는 정말 모든 밸런스가 다 좋았다. 그런데 억지로 헛스윙을 하다보니 나중에는 오히려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 버리더라. 아직 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킬레스건까지 아프니 이건 뭐…"라고 말끝을 흐렸다. 또 당시 쏟아지던 야구팬들의 비난에 대해서는 '어휴'라고 특유의 미소를 지은 후 "지금까지 선수생활하면서 어디 욕을 한 두 해 먹었는가. 지금까지 먹어왔는데 그 정도에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배팅 훈련을 위해 방망이를 챙겨 든 그에게 왜 부상을 숨겼냐는 질문을 하자, 곧 영화 '친구'에 나오는 명대사가 이어졌다. "쪽 팔리잖아". letmeout@osen.co.kr 지난 3월 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한국-대만 경기에서 1회말 1사 박경완이 우중간 담장에 맞는 안타를 날리고 2루까지 뛰었지만 아웃이 선언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