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저는 종종 내원한 환자들에게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이란 영화를 권합니다. 한 노년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기 때문인데요. 간단히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해리 샌본(잭 니콜슨)은 60대 부유한 독신자이자 바람둥이로 휴가지에서 젊은 여자 친구와 관계를 시도하다 심장 발작을 일으킵니다. 병원에 실려 간 그에게 비뇨기과 의사 줄리안(키아누 리브스)은 비아그라 복용 여부를 묻습니다. 안타깝게도 해리는 여자 친구가 보는 앞에서 담당의에게 복용 사실을 밝히는 수모를 겪게 되지요. 사실 그는 질산염제제를 복용하는 협심증 환자였는데요. 질산염과 비아그라를 같이 먹게 되면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발작을 유발하는 위험이 있어 같이 복용하는 것은 금기 사항입니다. 이 경우에는 우선 심장질환 전문의와 상의하여 병의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약을 끊을 수 있는 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약물이 아닌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합니다, 가령 ‘음경해면체내 자가 주사요법’이나 ‘음경보형물 삽입술’이 그런 유의 환자들을 위한 처방이지요. 물론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므로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처방은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른 성인병 환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됩니다. 임상에서 많은 환자들을 접하다보면 영화 속 해리처럼 약물을 잘못 복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발기부전 치료제를 정력제로 착각하여 섭취하는 이들도 허다한데요. 발기부전 치료제는 발기를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 성적자극이나 욕구까지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또 약물에 내성이 있다고 믿는 환자들도 많은데, 이는 오해입니다. 내성에 대한 근심으로 전문의의 처방을 무시한 채 복용량을 멋대로 늘린다면 지속발기나 혈압강하 등 갖가지 부작용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해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어쨌든 약물치료는 전 세계적으로 발기부전 환자의 85% 정도가 받을 만큼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됐습니다. 다만 치료제마다 지속시간과 부작용 등의 차이가 있으므로, 환자의 건강상태나 생활패턴에 따라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갱년기 남성은 호르몬 요법과 병행하면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요. 발기부전 치료제는 ‘happy drug’라고도 하지요. 발기 장애를 벗어나 행복한 성생활을 꿈꾼다면 전문의와의 면밀한 상담이 필수라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두길 바랍니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비뇨기과 전문의 이선규 박사(강남 유로탑비뇨기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