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미드필더 이상호(22)가 팀 동료인 산드로 히로시(30)와 주전 경쟁을 선언했다. 최근 수원에 입단한 산드로에게 자신의 자리였던 중앙 미드필더를 내줬기 때문이다. 이상호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지난 15일 전남과 FA컵 8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뒤 꺼냈던 농담이 현실이 되어서다. 이날 경기 후 이상호는 "산드로 히로시가 우리 팀에 왔다. 경쟁자라는 생각에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득점에도 큰 영향이 있었다"고 밝혀 좌중을 쓰러지게 만든 바 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이상호의 농담은 그 다음 경기였던 18일 대전 시티즌과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사실이 됐다. 어느새 이상호의 자리는 산드로의 몫이 됐다. 이상호는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를 맡아야 했다. 이날 이상호는 하태균의 결승골을 도왔지만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이상호는 "산드로가 온 날부터 이상했다"며 "'형들이 산드로와 내가 공을 차는 스타일이 비슷해 자리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돼버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상호는 자신의 자리를 그냥 내줄 수는 없다는 각오다. 울산 현대 시절부터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포지션이자 수원 전술의 핵심이라는 판단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차범근 감독이 산드로와 이상호의 주전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해서다. 차범근 감독은 두 선수의 경쟁에 대해 "공격진에 연결하는 패스는 산드로가 좋지만 몸 상태가 걱정이다"며 "이 자리에서는 이상호도 전략적으로 기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는 "일단 내가 뛸 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나 내가 잘하면 그 자리는 다시 나한테 올 수도 있다"면서 "골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득점이 너무 부족했다. 내 노력으로 내 자리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