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게임은 무슨. 8회까지 던진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합니다".
LG 트윈스 '베테랑' 박명환(33)이 한국프로야구사상 처음으로 퍼펙트게임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박명환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시즌 2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며 47일 만에 승리를 추가하며 시즌 3승째, 통산 101승째를 거뒀다.
그는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6회까지 59개의 공만 던지며 18명의 타자들을 연속해서 잡아냈다. 3이닝 9명의 타자만 연속해서 더 잡아내면 프로야구 사상 첫 대기록이 달성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명환은 7회초 한화 선두타자 강동우에게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를 던지다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퍼펙트가 깨졌다. 박명환도 퍼펙트게임을 의식했는지 강동우에게 안타를 맞고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경기 후 광주 원정 준비로 짐을 챙기던 박명환은 "솔직히 오늘 구위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퍼펙트로 이어지니까 나보다 야수들이 더 긴장하고 부담을 갖는 것 같아서 퍼펙트를 달성해야겠다는 마음보다 빨리 안타를 맞았으면 하는 생각이 더 컸다"며 "수술 후 8회까지 던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발로 나서 8회까지 던졌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포수 인성이형의 사인이 정말 좋았다. 타자들과 승부에서 적절한 승부 때마다 커브와 백도어 슬라이더 사인이 나왔고 이게 잘 통했다"고 말했다. 박명환은 이날 86개의 투구수 중에서 직구는 28개만 던진 반면 슬라이더를 37개, 커브를 10개나 구사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어냈다.
그는 또 "그 동안 내가 선발 등판했을 때 일찍 무너지면서 중간에 나오는 동생들이 고생 많았다"며 "오늘은 동생들이 충분히 휴식할 수 있었던 것이 퍼펙트 보다 좋다"고 말했다. 후배 투수들도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와 박명환에게 축하와 함께 휴식을 갖게 해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
박명환은 자신에게 꾸준히 선발 기회를 준 박종훈 감독에게 "나 때문에 그 동안 감독님께서도 맘 고생이 심하셨을 것이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특히 지난 4일 SK전 때 7회 투수 교체를 위해서 마운드에 올라 오셔서 내게 '다음 게임에 기대하겠다'고 말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박명환은 이날 경기 초반 5실점을 했으나 투구를 거듭하면서 투구 밸런스가 잡혀나갔다. 그 역시 "SK와 경기를 하면서 투구 밸런스가 잡혔다. 오늘 공을 잘 던질 수 있었던 것도 밸런스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처럼 집사람과 딸 (박)승리가 함께 왔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 더 값진 승리가 된 것 같다"며 응원 온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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