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화면으로 보니 슬라이딩 안했어도 될 걸 그랬다".
2009년 초 그는 사이판-오키나와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된 뒤 남몰래 눈물을 흘리면서 가슴에 독을 품었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공-수-주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팀 내 평가 속에 그는 '칼'을 갈았다.

김태완(29. LG 트윈스). 2004년 경남고-중앙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김태완은 크지 않은 체구에 투지를 발산하는 내야수다. 스포트라이트에서 빗겨나 있었으나 지난해 11월 진주 마무리 훈련서 신임 박종훈 감독의 주목을 받았고 올 시즌 출장 기회를 얻고 있는 타자다. 그가 팀의 3연패 탈출에 보이지 않는 공을 세웠다.
17일 잠실 두산전서 김태완은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3-3으로 맞선 2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냈다. 김태군의 희생번트에 3루까지 진루한 김태완은 권용관의 우전 안타에 홈을 밟았고 이는 이날 경기의 결승 득점이 되었다.
경기 성적은 3타수 2안타 1득점. 아직 내야 수비 안정성 면에서 아쉽다는 평을 받는 김태완이지만 근성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구단 관계자는 김태완에 대해 "2009시즌 전 전지훈련 명단에 제외되었을 때 굉장히 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던 선수"라며 엄청난 근성을 지녔음을 이야기했다.
올 시즌 김태완의 성적은 47경기 2할4푼7리 1홈런 11타점(17일 현재)으로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 그러나 4회서는 3루 방면 번트안타와 함께 1루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4-3으로 박빙 리드 상황이었기 때문에 김태완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는 김태군의 중전 안타에 이어 권용관의 희생플라이까지 이어졌다.
경기 후 김태완은 "최근 타격감은 별로 안좋았다. 오늘(17일)도 그리 좋지는 않은 날"이라며 희생 번트가 안타가 된 데 대해 "타구 방향이 괜찮아 1루에서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해 몸을 던졌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안해도 될 걸 그랬다"라는 말로 활약을 자평했다.
그는 아직 팀의 '주연'이 아니다. 그러나 선수들이 눈부신 활약만을 꿈꾸는 모습을 앞세운다면 팀 승리도 그만큼 멀어지게 마련. 결승점의 발판을 만들고 몸을 던져 쐐기득점의 시작이 된 김태완의 활약은 허투루 넘겨 짚을 수 없던 값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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