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실수가 경기 분위기를 그르치며 상대에 칼자루를 넘겨준 꼴이 되었다. 두산 베어스가 3안타를 작렬한 김현수 등을 앞세워 2회 5득점을 퍼부으며 KIA 타이거즈를 창단 첫 9연패로 몰아넣었다.
두산은 2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KIA전서 0-1로 뒤지던 2회 집중타로 5점을 뽑아내며 6-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41승 1무 30패(2위, 27일 현재)를 기록하며 KIA와의 안방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쓸어담았다.

반면 KIA는 지난 18일 문학 SK전서부터 이어진 9연패 사슬을 끊지 못한 채 34승 40패(6위)에 그쳤다. KIA의 9연패는 2001시즌 중 해태 인수를 통한 창단 후 처음이다. 전신 해태 시절까지 포함하면 타이거즈 역사 상 최다연패 타이 기록의 불명예.(종전 2000년 5월 4일 대전 한화전~14일 수원 현대전, 8월 30일 대구 삼성전~9월 7일 광주 LG전)
전날(26일)까지 8연패로 다급한 상황이던 KIA는 2회초 선취점을 얻는데 성공했다. 상대 선발 임태훈의 제구 난조를 틈타 안치홍의 좌전안타와 나지완의 중전안타, 이현곤의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든 KIA는 이용규의 좌전 적시타로 1-0 리드에 성공했다.
후속 이종범 타석. 만루였기에 상대를 더욱 압박할 수 있었으나 2루 주자 이현곤의 견제사로 KIA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쌓고 말았다. 결국 이종범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KIA의 추가점은 없었다.
곧바로 이는 부메랑이 되었다. 2회말 2사 후 손시헌의 좌익수 방면 2루타로 득점 찬스를 맞은 두산은 양의지의 동점 중전 안타로 1-1을 만들었다. 뒤를 이은 이원석은 좌측 담장 넘어 노란선 안쪽에 맞는 1타점 2루타로 2-1 리드를 이끌었다.
기세를 탄 두산은 이종욱의 1타점 우익수 방면 2루타로 3-1 달아나는 점수를 뽑았다. 뒤를 이은 오재원마저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4-1을 만들었다. 여기서 김현수의 중견수 앞 바가지 안타 성 타구가 이용규의 타구 포착 실패로 인해 3루타로 돌변하며 5-1이 되었다. 가장 믿을만한 선발 카드인 로만 콜론을 꺼내든 KIA 입장에서는 2회 1사 만루 찬스가 더없이 아쉬운 순간.
아쉬움을 뒤로 한 채 KIA는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희섭의 우월 솔로포로 2-5를 만들었다. 임태훈의 4구 째 높은 직구(147km)를 놓치지 않고 받아친 최희섭의 힘을 알 수 있던 순간.
점수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KIA는 6회초 김원섭-최희섭의 연속 볼넷에 이어 김상훈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뒤 안치홍의 3루 땅볼로 3-5를 만들었다. 그러나 나지완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공격 기회가 끝났다.
7회말 두산은 곽정철의 제구난에 편승해 이종욱-오재원-김현수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김동주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6-3 리드에 성공했다. 뒤이어 두산은 대타 유재웅 타석에서 오재원-김현수의 이중도루로 1사 2,3루까지 만들었으나 유재웅-손시헌의 삼진으로 추가점 획득에는 실패했다. KIA는 8회말 1사 1,3루 찬스를 맞으며 마지막 추격의 고삐를 당겼으나 결국 후속타 불발로 역전에 실패했다.
두산 선발 임태훈은 5이닝 5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3개) 2실점으로 시즌 8승(3패)째를 수확하며 켈빈 히메네스와 함께 팀 내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그동안 "사인이 나지 않아 뛰지 않는다"라며 손사래를 쳤던 3번 타자 김현수는 이날 도루 2개 포함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컨택 능력과 숨겨진(?) 발야구 능력까지 두루 보여줬다. 결승타의 주인공 이원석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무서운 9번 타자의 힘을 내뿜었다.
반면 KIA 선발 콜론은 4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며 시즌 2패(4승)째를 당하고 말았다. 불명예스러운 창단 후 최다 연패를 기록하게 된 KIA는 찬스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한 집중력 부족이라는 단점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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