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고참 정현욱(32)은 교과서 같은 존재로 표현된다.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철저한 자기 관리는 타 선수들의 좋은 귀감이 된다. 그만큼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고 후배 선수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올 시즌 삼성의 필승 계투진을 이끄는 정현욱은 29일까지 34경기에 등판, 5승 7세이브 6홀드(방어율 2.33)로 완벽투를 뽐내고 있다. 오승환과 권오준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그의 존재는 더욱 빛난다.
정현욱은 29일 투수 최고참의 책임감에 대한 물음에 "고참으로서 매일 잔소리하거나 격려할 수 없다. 좋을때 더 좋도록 안 좋으면 좋아지도록 도와주는게 고참의 역할"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SK나 두산처럼 팀 성적이 확실히 안정권에 접어든게 아닌 만큼 연패에 빠지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며 "특별히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것보다 먼저 물어보면 내 견해를 밝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K-O 펀치' 권오준과 오승환의 전력 이탈 속에 부담이 적지 않을 듯. 그러나 정현욱은 "부담은 없다. 작년처럼 긴 이닝을 던지는 것도 아니고 (안)지만이나 (권)혁이가 잘 던져주고 있다"며 "오준이와 승환이가 있는 것보다 힘들겠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지난달 11차례 등판을 통해 1승 4세이브 2홀드(방어율 0.75)를 거둔 정현욱은 이번달 12경기에서 3승 2세이브 2홀드를 거뒀지만 방어율이 3.52로 다소 높다. 그는 "최근 실점하는 바람에 방어율이 올라갔다"며 "중간 계투가 짧은 이닝을 던지기 때문에 점수를 주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그만큼 방어율 관리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최근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는 정현욱에게 중간과 마무리의 차이에 대해 물었다. 그는 "뒤에 누가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대답했다. 정현욱은 "중간 계투의 경우 승부할때 까다로운 타자가 나오더라도 후속 투수가 있지만 마무리 투수는 뒤에 아무도 없다.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위기 상황에서 막아야 하는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5년 오승환(10승 16세이브 11홀드)에 이어 트리플 더블 달성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정현욱은 승리나 세이브 같은 기록보다 무실점으로 막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승리, 세이브, 홀드 같은 기록을 쌓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승패에 관계없이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는게 더 낫다. 점수를 허용하고 세이브를 챙기는 것보다 무실점으로 막는게 더욱 매력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는 "투수는 마운드 위에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현욱 역시 잘 알고 있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 무사 만루 위기라고 점수를 주지 않아야 한다. 좋은 투수는 어떻게 해서든 점수를 주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 더욱 갈고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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