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운드,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7.02 08: 06

LG 트윈스 마운드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선발 투수는 5이닝을 못 버티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선발투수의 최소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는 단 한차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구원투수들의 잦은 등판으로 어깨에 과부하가 걸려 힘겨운 모습이다.
LG 박종훈 감독의 마음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박 감독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발이 일찍 무너져 중간 계투진에 계속해서 과부하가 생겨 나 역시도 고민"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1일 잠실 넥센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선발 등판한 김광삼은 2회초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몸에 맞은 볼로 밀어내기를 내준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선발 투수였지만 1이닝만 소화했다.
뜻하지 않게 선발이 일찍 무너지자 구원투수들을 일찍 투입하며 길게 던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LG는 우완 김지용이 3이닝, 좌완 오상민이 2⅓이닝, 사이드암 김기표가 2이닝, 그리고 5-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오카모토가 등판해 ⅔이닝을 던졌다.
이날 경기 뿐 아니라 지난 달 30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에이스' 봉중근이 등판했다. 에이스 이기에 구원투수들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최대한 길게 던져야 했다. 그러나 봉중근은 5⅔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이후 김광수, 이상열, 김기표, 김지용이 차례로 등판했다.
29일에도 선발 박명환이 4회 1아웃 후 마운드를 내려오며 김광수와 이동현이 각각 2⅓이닝, 2⅔이닝을 던져야 했다. 2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한 필 더마트레만이 6이닝 2자책으로 막았다.
선발투수들이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중간 계투진은 일찍 올라와 많은 공을 던졌다. 2일 현재 기준으로 올 시즌 구원투수 최다 등판 5걸중에 LG 선수가 무려 4명이다. 좌완 오상민과 이상열이 각각 47경기와 46경기에 등판해 1,2위를 차지했고, 김기표가 43경기로 3위, 김광수는 40경기로 5위에 올랐다. 이동현도 36경기나 등판했다.
구원투수진 운영에 박 감독도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선발이 일찍 무너지고 '믿을맨'이 없다보니 질보다 양적으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박 감독은 "투구수를 조절해주고, 선수들도 잘 해보겠다는 의지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감독이 말한 투구수 조절에 대해서 넥센 김시진 감독은 다른 견해를 내비쳤다.
김시진 감독은 1일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원투수 2경기 연속 등판 또는 불펜에서 몸을 풀면 무조건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장은 그 선수들이 막아 주지만 과부하는 걸리기 마련이다. 마운드 위에서 투구수는 별 문제가 안된다. 몸 풀면서 던지는 공이, 그리고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는 피로도와 긴장감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크다. 그래서 이틀 연속 던지면 라인업에서 아예 매직으로 'X표'로 칠해버린다. 그리고 나서 남은 선수를 가지고 어떻게 경기를 운영할 지 고민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또 "휴식을 충분히 주지 않다 누군가 한 명이 부상으로 빠지면 다른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더 걸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 쓰러진다"는 것이 그의 10년 투수 코치 경험 속에서 나온 결론이었다.
그렇다고 LG가 겪고 있는 투수진에 해결책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일단 지난 23일 1군에 올라온 김지용이 5경기에 등판해 그런대로 불펜 과부하에 숨통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LG는 퓨처스(2군)에 5선발 후보군 이었던 한희, 심수창, 이범준에 좌완 류택현, 경헌호, 이재영, 정재복, 최동환이 대기 중이다.
박종훈 감독 역시 일정 시점에서 "순위 싸움이 치열해 질 경우 퓨처스(2군)에서 선발로 뛰고 있는 이범준, 심수창, 한희를 중간 계투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범준의 경우 제구가 조금은 흔들리긴 하지만 빠른 볼을 지녔고 지난해 구원투수로 경험도 있다. 하지만 현재 5선발인 서승화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나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서승화가 선발로서 불안할 경우 누군가가 5선발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현재 이범준을 중간계투로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훈 감독이 생각하는 승부처는 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는 "7월에 4강 싸움을 하는 팀들과 맞대결이 많이 있지만 시기가 아직은 이르다"고 말해 8월 어느 시점을 잡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8월에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중간계투들의 피로도가 감소해 제 컨디션을 찾았을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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