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프로야구계의 최대 관심사는 KIA 타이거즈의 연패 탈출과 삼성 라이온즈의 연승 행보였다.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KIA는 뜻밖의 부진에 빠져 헤맸고 삼성은 좌타 거포 채태인의 3연타석 홈런포 등으로 연승행진과 함께 2위까지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상반된 두 구단의 행보는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팬들의 관심을 프로야구로 붙잡아둔 효자였다. KIA는 6월 18일 문학구장 SK 와이번스전서 3-1로 앞서다가 막판 역전패를 당한 이후 슬럼프에 빠져 16연패의 악몽에서 헤매야 했다.
KIA는 지난 9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구장 홈경기에서 승리하며 연패의 사슬을 끊었을 때는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연패의 와중에 팬들의 항의로 조범현 감독이 머리 숙여 사과까지 하는 등 KIA 팬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의 최대 관심사였다. 월드컵 경기만큼이나 KIA의 매경기가 야구팬들에게는 큰 관심사였던 것이다. KIA가 연패를 끊던 날 스포츠 전문 매체를 비롯한 모든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 월드컵 이야기는 뒤로 밀려야 했다. 연패가 KIA에게는 죽을 맛이었지만 야구계로서는 역설적으로 월드컵 열기를 피해갈 수 있는 호재였던 셈이다.


KIA에 앞서 삼성 채태인은 7일 문학구장 SK전서 3연타석 홈런포를 날려 팀의 9-6 승리에 기여했다. 채태인의 3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삼성은 12연승을 질주했다. 8일 SK전서 패해 12연승이 끝났지만 KIA의 연패와 대비되는 삼성의 행보와 채태인의 3연타석 홈런은 언론에 크게 소개됐음은 물론이다.
KIA의 연패 탈출과 채태인의 홈런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월드컵 열기가 수그러들 즈음에 프로야구의 불쏘시개 구실을 톡톡히 했다. 잠시 월드컵으로 쏠렸던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을 되돌리는 기폭제였던 셈이다.
덕분에 국내 프로야구 열기는 세계적인 축구 제전인 월드컵 태풍 속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프로야구는 월드컵 기간 중에는 관중이 급감하며 흥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프로야구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불붙은 프로야구 열기가 KIA와 삼성의 엇갈린 행보 속에 쉽게 가라앉지 않은 것이다.
월드컵이 열린 6월 한 달 동안 프로야구 경기당 관중은 9361명으로 5월 1만4943명에 비해 37%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의 9740명과 비교하면 크게 줄지 않은 수치이다. 월드컵이 12일 막을 내리면서 프로야구는 다시 상승세를 탈 조짐이다. 이런 페이스대로 가면 올 시즌 프로야구 관중은 최초로 600만명 돌파도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한 구단 관계자는 “KIA의 연패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덕분에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프로야구가 선전할 수 있는 한 요소가 됐다고 본다. 여기에 삼성의 파죽지세의 연승 행진과 채태인의 3연타석 홈런은 야구 열기를 다시 지피는데 한 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제 월드컵은 끝났다. 월드컵으로 관심을 잠시 돌렸던 야구팬들의 발길이 야구장으로 향하고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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