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역에 ‘신(新) 한류’가 뜨고 있다. 1990년대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인 인기로 배용준, 최지우, 송승헌, 이영애 등의 배우들이 ‘한류’ 붐을 일으켰다면 새롭게 부상한 ‘신 한류’는 거품 빠진 ‘한류’ 자리를 화려한 퍼포먼스와 넘치는 끼, 가창력 등으로 채워가는 양상이다.
사실 ‘한류’ 붐이 시작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드라마 콘텐츠의 힘 덕분이었다. 배우들 스스로도 나름대로 일본 활동에 무게를 두었지만 드라마의 인기가 곧 배우의 인기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랬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한류’ 열기가 식어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반면 ‘신 한류’는 한국 가수들이 개별 활동을 통해 각자의 영역을 구축해 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꾸준히 아시아 투어를 기획해 현지 팬들을 만나고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는 방식이다. 이런 까닭에 ‘신 한류’는 배우들의 ‘한류’보다 생명력이 길고 탄탄하다.
배우 대신 새롭게 한류를 이끌기 시작한 이들은 그룹 동방신기다. 아시아 공략을 노리고 만들어진 그룹답게 최고의 인기를 누려왔다. 일본에서의 기록을 보면, 지난 3월 24일 일본 내 서른 번째 싱글 ‘時ヲ止メテ(시간을 멈춰서)’를 발표한 동방신기는 발매 당일 일본 최고 권위의 오리콘 싱글 일일차트 1위에 올랐고, 오리콘 싱글 주간차트 정상도 차지해 통산 8회 1위의 위업을 달성했다. 가히 엄청난 성과인 것이다. 하지만 시아준수와 믹키유천, 영웅재중이 한국 소속사와 분쟁을 겪으면서 현재 동방신기로서의 활동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빅뱅 또한 아시아 한류 열기를 지피는 그룹 중 하나다. 일본에서 신인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쉴 틈 없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일본레코드대상 신인상’과 ‘최우수 신인상’, ‘일본유선대상 신인상’, ‘최우수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메이저 데뷔 8개월 만에 6만 명이라는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3개 도시 투어 콘서트 ‘Electric love’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공연에는 YG 엔터테인먼트의 걸 그룹 2NE1이 게스트로 참가해 일본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이어 지난 5월 말, 도쿄 요요기 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린 대중적인 시상식 ‘MTV 월드 스테이지 비디오 뮤직어워즈 재팬’에서 3관왕 수상으로 일본 내 위치를 알렸다.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일본 후지TV 프로그램의 주제가도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8월 중에는 일본 새 싱글을 발표하고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이다.
가수 신혜성도 아시아 전역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남성 그룹 신화로 활동하면서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일본, 중국 등에서 콘서트를 개최했고, 많은 아시아 권 팬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았지만 솔로 가수로 데뷔한 이후에도 아시아 투어를 계속하며 한류 스타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아시아 팬들을 잊지 않고 계속 찾은 결과 일본 내에서 그의 인기가 어마어마할 정도로 상승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6월 6일과 7일 양일간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신혜성 콘서트 ‘2010 쉬-파인드 보이스 인 송-투어 인 도쿄(2010 SHS-Find voice in Song-Tour in Tokyo)’에는 7000명에 달하는 현지 팬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지난 18일에는 중국 상하이희극학원 예술센터에서 ‘2010 신혜성 라이브 뮤직 쇼 인 상하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약 1000명의 중화권 팬들이 참여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했다. 팬미팅을 콘서트 형식으로 구성해 자신의 히트곡인 ‘애인’, ‘러브레터’ 등과 팝송 ‘유 레이즈드 미 업’을 열창했다. 팬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갖거나 사인CD를 전하는 등 오붓한 시간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신혜성에 관한 스페셜 프로그램이 일본 한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일본 DATV(스카이 퍼펙티비 CATV)는 지난 7월 12일부터 2주 간격으로 12월까지 신혜성을 소개하는 스페셜 프로그램 ‘MUSIC FACTORY스페셜’을 방송한다. 몇 년 전에는 후지TV가 신혜성의 가수 활동에 얽힌 이야기들을 담은 특집 방송을 준비하기도 했다.
‘닌자어쌔신’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비 역시 지난해부터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등을 돌며 아시아 투어를 개최,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특히 인도네시아 공연에서는 약 3억 원이 넘는 높은 계약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SS501은 지난 2007년 일본에 진출한 이후 대표곡을 모두 오리콘 데일리 차트 1위에 올려놓았고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에서 열린 콘서트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에 더해 걸 그룹들도 아시아 공략에 나서면서 ‘신 한류’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카라는 지난 4월 28일 한국판 앨범 패키지를 일본 시장에 처음으로 발매했고, 이에 앞선 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첫 쇼케이스를 열었다. 무려 100여명이 넘는 취재진과 음반관계자가 몰렸고, 4000명의 팬들이 참석했다. 올 여름에는 정식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포미닛 또한 지난 5월 일본 데뷔 싱글 'Muzik'를 선보였고, 도쿄 오다이바의 제프 도쿄에서 이를 기념하는 프로모션도 개최했다.
한국 가수들이 ‘신 한류’를 더욱 풍성하고 알차게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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