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삼은 내년에 더 기대된다".
LG 트윈스 박종훈(51) 감독은 올 시즌 투수, 특히 선발 투수 때문에 맘 고생을 많이 했다. 시즌 막판을 치닫고 있는 현재 LG 선발들 가운데 '에이스' 봉중근을 제외하고는 선발 로테이션을 모두 소화한 이들이 없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했던 애드가 곤잘레스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짐을 꾸렸고, 그를 대신해 들어온 필 더마트레도 미덥지 못한 성적(4승6패)으로 얼굴에 주름이 생겼다.

여기에 심수창은 컨디션 난조로 1군과 퓨처스를 오갔고, '베테랑' 박명환은 어깨 통증 재발로 올 시즌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5선발군에 있었던 서승화, 이형종, 이범준 등도 발전 가능성은 충분했지만 아직까지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박종훈 감독은 투수에서 타자로, 지난해 타자에서 또 다시 투수로 전향한 '트랜스포머' 김광삼(30)에게 만큼은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6승5패 평균자책점 5.51을 기록 중이다.
김광삼은 시즌 초 완벽에 가까운 투구 매커니즘을 바탕으로 5월까지 3승(1패)을 따내며 호투를 이어갔다. 투구 이닝은 6회를 한 번도 넘기지 못했지만 투수 복귀 첫해인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더위기 시작된 6월부터 체력이 떨어지면서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사사구를 남발했다. 이 때문에 7월에 20여일 동안 퓨처스(2군)에 내려갔다.

1군에 복귀 후 첫 등판이었던 김광삼은 7월 21일 두산전에서 1이닝 10피안타 4실점으로 고전했다. 28일 SK전에서는 5⅓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후 3일 KIA전에서 2이닝 10피안타 3실점으로 믿음을 주지 못하고 또 다시 퓨처스(2군)으로 내려갈 위기에 처했다.
박종훈 감독은 다음날인 4일 KIA전에서 전날 선발로 던진 김광삼을 다시 중간 계투로 투입해 기회를 줬다. 3⅓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1일 SK전에서는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6⅔이닝 7피안타 4실점을 하더니 18일 한화전에서는 9이닝 동안 2피안타만 내주고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완봉승 이후 첫 등판이었던 24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박종훈 감독도 "(김)광삼이가 완봉승을 거뒀을 때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자에서 투수로 다시 전향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만큼 한 것만도 대단하다"고 격려했다. 복귀 첫 해부터 풀타임으로 선발의 한 축을 맡아주기엔 무리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고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누구보다 열심인 김광삼을 보면서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여기에 워낙 성실하고 야구에 대한 열정이 넘쳐 몸만 아프지 않다면 내년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감독은 "광삼이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만큼 내년에 더 기대된다"며 김광삼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김광삼은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4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다 5회 애매한 보크 판정으로 추가 실점했다. 경기가 강우 콜드로 2-2 무승부로 끝나 아쉬운 마음에 로진백을 땅에 던졌다. 하지만 박 감독은 김광삼이 선발 투수로서 꾸준하게 제 몫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년 시즌 한 줄기 빛을 발견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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