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며칠 전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즐기는 게임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오픈마켓에 접속했으나 게임 카테고리를 찾지 못해, 포털사이트에 오픈마켓에서 해당 게임을 다운로드받는 법을 검색해봤다.
검색 결과 나온 것은 모두 해외 계정 만드는 방법. A씨는 당황하며 친구들에게도 물어봤으나 친구들의 대답은 해외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A씨는 해외 계정을 별도로 만들고 나서야 해당 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 등 글로벌 오픈 마켓이 게임사전등급심의제도로 인해 국내 서비스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며, 오픈마켓용 게임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서비스로 진행되는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 등 오픈마켓을 통해 콘텐츠를 서비스하고자 하는 해외 개발사나 개발자들이 단지 우리나라만을 고려해 별도의 심의비용과 시간을 투자해가며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을 필요성을 느끼기 어려운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당연히 애플이나 구글 등 오픈마켓 서비스 업체에서도 별도의 비용을 부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또한 국내 개발사나 개발자들도 해외에서 하루에 수 백 건씩 올라오는 게임들과 경쟁하기에는 국내 게임콘텐츠는 심의 진행과정에서 기간을 예측하기 어려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결국, 국내 서비스를 위해 모든 게임 콘텐츠의 심의를 진행해야 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타진하던 애플과 구글 등의 업체는 국내 서비스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게임 카테고리 폐쇄를 결정했을 당시 구글은 ‘안드로이드마켓은 전세계적으로 공통의 플랫폼으로 대한민국 법률에 따라 사전에 등급을 받게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게임 카테고리를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 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임을 정부기관이 사전 심의하는 국가는 공산권 국가인 중국이나 게임산업이 발전하지 않은 호주 등 극소수이며, 특히 모바일 게임을 사전심의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이다. 세계적 트렌드에 맞지 않는 사전등급심의제도로 인해 국내 개발자나 이용자들은 오픈마켓의 게임 서비스를 위해 해외 계정을 별도로 만들고, 해외에 불필요한 세금까지 지불해가며 이용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다시 말하자면 오픈마켓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서비스될 경우 국내에 유입될 세금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우회적인 방법으로 다운받은 게임 콘텐츠는 현행법상 심의를 받지 않은 불법 콘텐츠가 되어 이용자들을 범죄자로 만들게 되며, 개발자나 개발사들은 자신들의 콘텐츠를 생산, 유통,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해외 개발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탈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2010년 2월 기준으로 앱스토어에 등록된 콘텐츠 수는 약 15만 개이나, 이중 우리나라 개발자들의 콘텐츠는 단 3700여 개에 불과하다. 킬러 콘텐츠인 게임에 대한 제약이 다른 콘텐츠들의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앱스토어의 어플리케이션 중에서도 킬러 콘텐츠인 게임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인해 게임 뿐 아니라 다른 콘텐츠들의 활성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국내 콘텐츠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오히려 저하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그리고, 오픈마켓에서 국내 콘텐츠의 경쟁력 저하는 이용자들의 편의성에도 영향을 미쳐 스마트폰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오픈마켓 게임에 대한 사전등급심의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게임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나라당, 민주당이 ‘오픈마켓용 게임의 경우 사전심의의 예외로 한다’는 규정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을 지난 4월 국회 법사위에 상정했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출석, 게임법 개정안 통과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게임법 개정안은 ‘게임 과몰입 규제’에 대한 문화부와 여가부의 부처간 이견 발생으로 인해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아직도 계류 중에 있다. 정작 오픈마켓에 대한 건과는 관계없는 과몰입 규제 이슈에 대한 이견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은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받고 있는 셈이다.
올해 오픈마켓 규모가 7조 2000억 원으로 예상되는 등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성장원, 나아가 향후 세계 콘텐츠 유통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인 가운데 국내 콘텐츠 산업은 게임법 개정안이 계류되고 있는 동안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국내 콘텐츠 산업과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현재 부처간 이견이 발생한 ‘게임 과몰입 규제’에 대한 조항은 남겨두더라도 게임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가이드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해당 법안 통과가 더 늦어진다면, 국내 게임 콘텐츠를 위시한 콘텐츠 산업과 나아가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받아 관련 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놓치게 될 것임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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