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역사적이다.
롯데 4번타자 이대호(28)의 홈런공장이 재가동됐다. 이대호는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44호 스리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홈런 2위 최진행(31개·한화)과의 격차는 무려 13개로 벌어졌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홈런 1위와 2위의 차이가 이렇게 벌어진 적은 없었다. 이대호는 외로운 레이스를 벌이면서도 역사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 압도적인 홈런왕

이대호는 프로야구 사상 가장 압도적인 홈런왕이라 할 수 있다. 역대 홈런 레이스에서는 경쟁이라는 최고의 동기부여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 이대호는 이렇다 할 홈런 경쟁자가 없다. 2위 최진행과 전반기까지 경쟁했지만 후반기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기록을 세운 후 멀리 달아났다. 지금까지 난 홈런 1·2위의 차이가 가장 많이 난 경우는 1992년. 당시 최초로 40홈런을 넘긴 장종훈(41개)이 김기태(31개)를 10개차로 멀찍이 따돌렸었다. 올해 이대호는 그보다도 많은 차이로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장 압도적인 홈런왕인 것이다.
▲ 외로운 레이스
역대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40홈런이 나온 경우는 모두 13차례. 눈에 띄는 특징은 같은 해 40홈런을 때려낸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56홈런으로 아시아 한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이승엽의 2003년에는 심정수(53개)라는 특급 파트너가 있었다. 54홈런으로 역대 2위 기록까지도 보유하고 있는 이승엽의 1999년은 역사적인 타고투저 시즌으로 3명이 더 40홈런을 쳤다. 2002년에는 이승엽(47개) 심정수(46개) 호세 페르난데스(45개)가 함께 레이스를 벌였다. 하지만 올해 이대호는 홀로 외로운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 가리지 않는다
이대호의 홈런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우완(27개)·좌완(13개)·언더(4개)를 상대로 골고루 홈런을 생산해냈다. 좌월(19개)·좌중월(7개)·중월(11개)·우중월(1개)·우월(6개) 등 좌측으로 담겨친 게 많지만, 가운데나 우측으로 보낸 타구도 꽤 된다. 한 경기 2홈런의 멀티홈런이 5차례나 되고 결승홈런도 6개다. 44개 중 32개가 3점차 이내 접전에서 터졌다. 솔로(17개)·투런(21개) 홈런이 많은 편이지만 충분히 값어치가 중요한 홈런들이었다. 게다가 홈런 비거리도 120.6m로 20홈런 이상 친 선수 중 두산 최준석(121.0m) KIA 최희섭(120.7m) 다음으로 길다.
▲ 부드러운 타격
현역 시절 강타자로 명성을 떨친 한대화 한화 감독은 "이대호는 약점이 없다. 코스를 가리지 않는다. 어느 코스든 다 받아친다"며 타격 포인트가 많은 것에 높은 평가를 했다. 홈런 2위 최진행도 "대호형처럼 부드럽게 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타격 포인트는 매우 많다. 홈런 44개 중 바깥쪽을 공략한 게 17개이고, 몸쪽을 받아친 것이 12개로 코스에 구애를 받지 않았다. 특별히 약한 구종도 없다. 홈런 44개 가운데 직구(24개)를 가장 많이 홈런으로 만들어냈지만 슬라이더(9개)·커브(4개)·체인지업(3개)·포크(2개)·싱커(2개) 등 변화구에도 강했다.
▲ 홈런이 다가 아니다
이대호는 홈런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타자가 아니다. 19일 현재 이대호는 174안타 44홈런 133타점 99득점으로 누적기록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타율(0.364) 장타율(0.667) 출루율(0.443) 등 비율기록에서도 모두 1위. 출루율을 제외한 나머지 6개 부문에서 1위를 굳혔고 출루율도 충분히 1위를 할 수 있다.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7관왕은 물론 6관왕도 없었다. 1999년 이승엽을 비롯 5관왕이 4차례있었을 뿐이다. 이대호는 홈런 그 이상을 뛰어넘은 타자인 것이다. 이대호는 역대 홈런왕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타자로 남게 될 것이다. 역대 홈런왕 중 타율이 가장 높았던 경우는 1991년 장종훈으로 35홈런과 함께 타율 3할4푼5리를 기록했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