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저씨’가 24일까지 594만 4175명의 누적관객수를 동원했다. 여전히 250여개 상영관에서 하루 평균 5만 명 내외, 주말 10만 명 내외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어 이번 주말 60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 된다. 올해 개봉작 중 최고 흥행 기록이다.
600만 관객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영화 ‘아저씨’의 연출을 맡은 이정범 감독을 만났다. 전작이자 장편 감독 데뷔작인 영화 ‘열혈남아’에서 풀지 못한 흥행의 포한을 ‘아저씨’로 4년 만에 풀어냈다. 이정범 감독은 600만, 올해 최고의 흥행 기록, 19금 영화중 역대 흥행 성적 3위 등 갖가지 화려한 기록에도 덤덤하게 하지만 열정적으로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아저씨’ 이후의 차기작을 어떻게 그려나가야 하는지에 벌써 구상을 시작한 모습이었다.
-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서 최고 흥행 기록이다.

▲우선은 원빈의 힘이 컸던 것 같다. 변신했다고 기대하고 보러 오신 분들을 충족시켰던 모습이 있었다. 원빈의 힘이 컸고 여기에 통쾌함의 카타르시스가 있었던 것 같다. 피가 섞이지 않는 옆집 아저씨가 가공할만한 인물이다. 겉으로는 액션을 표방하고 있지만 액션이 아닌 영화가 있는데 ‘아저씨’로는 액션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대하고 오셨다가 만족할만한 액션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한 번도 한국영화에 볼 수 없었던 슈퍼히어로를 보고 즐겨주셨던 것 같다. 그런 게 신선하게 다가갔던 것 같다.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던 것이 빠른 전개이다. 축축 늘어지면서 전개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을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많이 고민했다.
- 영화 ‘아저씨’의 OST도 많은 인기를 모았다. 혼성 3인조 그룹 매드 소울 차일드(Mad Soul Child)가 만들고 노래한 ‘Dear’. 이 곡이 극을 더욱 감성적으로 풀어내며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줬다. 영화를 보며 영상 뿐만 아니라 그와 어우러지는 영화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더욱 잔상이 오래 남았던 것 같다.
▲심현정 감독님이 음악 감독을 맡으셨다. 제가 초반부터 중점적으로 말씀을 드렸던 것이, 도시의 외로운 늑대의 분위기였다. 아이를 구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마이클만 감독의 ‘콜레트롤’을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일렉이 기반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말 좋은 영화 음악은 화면 밖으로 도드라지면 안 된다고 본다. 가급적이면 그 신에서 음악이 드라마에 섞여 들게끔 음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나기가 아니라 가랑비처럼 젖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고. 그런 부분이 조율이 잘 된 것 같다. 음악이 도드라지지 않으면서 탄력적으로 드라마적으로 플러스가 됐다.

- 원빈이 시나리오나 작품 선택에 있어서 꼼꼼하고 신중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캐스팅을 하게 됐는지.
▲사실 원빈을 두고 시나리오를 썼던 것은 아니었는데 빈이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만나게 됐다. 사실 당시 시나리오는 40대 중년 남자가 주인공이었다.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신기했다. 그래서 저도 팬 차원에서 이때 아니면 언제 보겠냐 싶어서 카페에서 만났다. 그때 한 번의 만남으로 저도 원빈이 했으면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빈이는 시나리오를 생각보다 꼼꼼히 읽는다. 만났을 때, 본인이 시나리오에 꽂힌 부분을 명확하게 이야기했다. 태식이라는 인물이 베일에 싸인 부분이 괜찮았고 자신의 친여동생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관계없는 이웃집 소녀를 구하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고 했다.
▲2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고 일주일 뒤에 만나서 할 것인지 결정하자고 하고 헤어졌다. 헤어지는 나오는 순간부터 빈이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빈이도 일주일 뒤에 하겠다고 결정을 해 알려줬다. 그 뒤부터 원빈에 맞게 시나리오를 수정해 나갔다. 7고에서 완결을 봤다. 빈이랑 시나리오 과정에서부터 토론을 많이 하며 책을 완성해 나갔다.
- 전작인 ‘열혈남아’에서 설경구 조한선의 구도도 그렇고 ‘아저씨’에서도 원빈과 타나용 웡트라쿨(Thanayong Wongtrakul)의 구도도 남자들끼리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그 안에 깔린 의리와 우정이 격하지 않고 미묘하게 그려지며 더욱 진하게 와 닿는다. 남자들의 이야기를 치기어림이 아니라 멋지게 그려내는 것 같다.
▲참을 때까지 분노를 참다가 터트릴 때 남자는 정말 아무도 못 건드리는 것 같다. 아무 때나 폭발하기 보다는 인내할 때까지, 응축할 때까지 터트렸을 때 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기타노 다케시, 마이클 만, 두기봉 감독님 영화를 조아한다. 남성적인 감성을 잘 다루는 게 묘한 게 있다. 학창시절에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한테 만나서 악수하는 게 소원이 아니라 그 주먹에 한방 맞는 게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좋아했었다.
▲개인적으로 남녀 간의 로맨스라는 감정보다는 피와 땀에 젖어 있는 남자들이 적과 라이벌로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영웅본색2’에서 주윤발과 킬러. 로버트 드니로와 알파치노의 그런 것에 매력을 느낀다. 남자가 어떤 극한의 상황에 왔을 때 폭력을 터트리는 부분이 멋지다. ‘아저씨’에서 원빈도 그런 부분에서 몰입해서 잘 찍었다.

- 조연들의 캐릭터도 모두 잘 살아 있었다. 형사 반장 역으로 나온 김태훈, 만석과 종석 형제로 분한 김희원과 김성오, 킬러로 출연한 태국 배우 타나용 웡트라쿨 등. 처음에 영화를 봤을 때는 조연들의 캐릭터와 개성이 너무 강해서 영화에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앙상블이 아니라 튀는 느낌이었는데 이후에 시간이 지나고 남은 잔상은 그 캐릭터들로 인해서 더욱 영화가 살아 있고 곱씹을만한 꺼리들이 많다는 느낌이다.
▲ 각자의 연기력을 떼어 놓고 봤을 때는 정말 잘 했는데 서로간의 앙상블은 아쉽다고 하는 말을 듣기도 했다. 앙상블이 아쉽다고 하지만 이 영화는 아이가 납치된 이후에 태식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아이를 찾는 과정을 그린다. 그래서 계속 나오는 만석 종석이 말고는 한번 나왔을 때, 강하게 인상을 져주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고 하더라도 연기를 못하는 배우가 싫었다.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고 해도 그 일을 오랫동안 한 사람같은 느낌을 좋아한다.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스쳐지나가는 인물이라도 한번의 등장이라도 각인시키고 빠져라,고 주문했다. 또 액션 애드리브나 디테일도 각자 만들어보라고 했다. 리딩도 많이 했다. 영화가 개봉한 이후에 보람이라고 한다면 조연배우들이 다 잘 돼서 들였던 노력이 헛수고는 아니어서 좋았다.
- 차기작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무로 남자 배우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 상위권에 랭크됐다.
▲정말 그런지 궁금하다(웃음). 다음 작품도, 남자들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제가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저도 한때는 김용화 감독님처럼 가볍고 해피엔딩,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었지만 하면서 제가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저는 확실히 남자 이야기가 저를 매료시키는 것 같다.
crystal@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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