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봉중근(LG), 송승준(롯데) 등 후배들과 당당히 자웅을 가릴 만한 위치를 굳혔다고도 볼 수 있다. 동갑내기 절친인 '써니' 김선우(33. 두산 베어스)와 '나이스 가이' 서재응(33. KIA 타이거즈)의 2010시즌 활약은 분명 뛰어났다.
2008년 10여 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연고팀으로 돌아온 김선우와 서재응은 올 시즌 소속팀 선발진에 힘을 보태며 자존심을 세웠다. 김선우는 올 시즌 13승 6패 평균 자책점 4.02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한결 안정된 투구를 선보였고 서재응도 9승 7패 평균 자책점 3.34의 성적을 올렸다.

90년대 후반이던 대학 시절(김선우-고려대, 서재응-인하대) 메이저리그를 향한 푸른 꿈을 가슴에 안은 채 미국으로 건너간 두 투수. 그들은 꿈의 무대를 밟는 데는 성공했으나 다소 불운한 과정을 거쳤다.
김선우는 보스턴-몬트리올-워싱턴-콜로라도-샌프란시스코를 거치며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4피안타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으나 경쟁으로 인해 풀타임리거로서 자리를 굳히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서재응은 뉴욕 메츠 시절 선발형 유망주로 각광을 받기도 했으나 그 또한 경쟁의 파도를 확실히 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결국 이들은 미국 외유를 마치고 2008년 연고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첫 2시즌 그들의 활약은 팀의 기대치와 어긋난 감이 없지 않았다. 김선우의 경우는 2008시즌부터 어깨 부상, 무릎 통증이 겹쳐 첫 해 6승에 그쳤으며 이듬해에는 11승을 올렸으나 평균 자책점이 5.11로 높았다. 서재응 또한 컨트롤 아티스트의 명성이 무색한 모습에 부상까지 겹쳐 첫 두 해 동안 각각 5승 씩을 거두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김선우는 13승을 거두는 동시에 154⅔이닝을 소화하며 8개 구단 전체 투수들 중 8위에 해당하는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팀 내 최다이닝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후반기서 무릎이 좋지 않아 로테이션을 몇 차례 걸렀음을 감안하면 전반기에 더욱 공헌도가 높았다.
특히 김선우는 선발투수가 제 몫을 하는 기준이 되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16회로 라이언 사도스키(롯데)와 함께 공동 4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외적으로도 김선우는 후배 투수들이 곤경에 빠졌을 때 조언을 하며 국내 투수진 맏형으로서 힘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10승을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서재응의 활약상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서재응은 올 시즌 처음으로 규정이닝(133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1차적인 제 몫을 했으며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16을 기록했다. 서재응의 WHIP은 1.01을 기록한 류현진(한화)에 이어 규정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들 중 전체 2위의 뛰어난 기록이다.
여기에 서재응은 후반기 9경기서 5승 2패 평균 자책점 2.50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절박한 4강 경쟁에서 쓰러지던 KIA 투수진에서 분투했다. 시즌 10승이 무산되던 순간에도 서재응은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라며 주축선수로서 팀을 위한 책임감을 더욱 앞세웠다.
김선우와 서재응은 서로의 실력을 존중하며 절친해진 사이다. 소속팀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서로의 맹활약을 바라고 다짐하는 두 투수가 다음 시즌에도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김선우-서재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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