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양승호 감독은 복받았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24 08: 14

"복받은거지".
지난 22일 양승호 신임감독이 롯데의 제14대 사령탑으로 취임하는 날, 한화 한대화 감독은 대전구장에서 잔류선수들의 마무리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한 감독과 양 감독은 1960년생 동갑내기로 1986년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인연이 있다. 이제는 적장으로 서로를 겨냥하는 운명이 됐다. 한 감독은 "얼마 전에도 전화 통화를 한 번 했었는데 롯데 감독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내 또래가 하나 생겼다"며 웃어보였다.
한 감독은 "양 감독이 복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는 당장 우승전력이라는 것이 한 감독의 생각이다. 한 감독은 "올해도 손민한과 조정훈의 부상만 아니었다면 우승권이었다. 멤버가 좋다. 특히 방망이가 아주 무섭다"며 "감독 첫 해부터 좋은 전력을 갖고 시작하는 것도 복"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양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아직 경기를 해보지 않았으니 어떤 스타일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감독의 이 같은 부러움은 어려운 팀 사정과 맞물린다. 한화는 오프시즌에 이렇다 할 전력보강 계획이 없다. 고동진과 한상훈 등 군제대 선수들과 슈퍼루키 유창식을 제외하면 확실한 전력보강이 없는 형편이다. 오히려 내년 시즌을 염두에 두고 모셔왔던 '스나이퍼' 장성호가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가 전반기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한 감독은 "열심히 훈련이라도 해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한 감독은 최악의 시기에 팀을 맞았다. 그가 지휘봉을 잡자마자 김태균과 이범호가 나란히 일본으로 건너갔고. 팀을 지탱하던 송진우·정민철·김민재·구대성·이영우 등 베테랑들이 모조리 은퇴했다. 송광민은 시즌 중 군입대라는 희한한 케이스로 떠났다. 한 감독은 "순식간에 8명이나 빠져나갔다.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면 주전 라인업이 대부분 바뀌었다. 정원석이나 이대수를 다른 팀에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을 끝으로 김태완과 정현석까지 군입대하게 됐다. 몇몇 선수들도 군입대를 생각하고 있지만, 한 감독은 "선수들이 너나 할 것없이 군대가려고 하는데 그 마음은 이해가 간다. 그러면 내년에는 대체 누가 뛰나"라며 선수들의 자세에 일침을 가했다. 이어 한 감독은 "리빌딩도 어느 정도 성적이 나야 제대로 되는 것이다. 매일 지는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이 성장하기란 어렵다"며 "구단에서 좀 해줘야 하는데…"라며 손가락으로 OK 모양을 그렸다. 한화는 FA 영입 계획이 없다.
그렇다고 해외파들이 돌아올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한 감독은 "일본 교육리그에서 이범호를 한 번 만났다. 너는 지금 일본 1군에 있든가 한화에 있어야 하는데 왜 여기에 있냐고 한마디했다"며 "이범호의 영입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구단에서 해줘야 할 부분이다. 내가 돌아오라고 하는 것은 이범호에게 못하라는 얘기밖에 더 되겠나"고 말했다. 그 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 한 감독은 "그래도 이번에 들어온 신인들의 기량이 괜찮은 듯하다. 당장 1군급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있다"며 애써 위안삼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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