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모험이다.
롯데가 새 출발을 선언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뒤 양승호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롯데 구단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끝내 준플레이오프라는 벽을 넘지 못하며 좌초됐다.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아래 양승호 감독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놓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청부사를 버리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감독이 팀을 떠난 것은 모두 11차례가 있었다. 1997년 삼성 조창수 감독대행이 특별 케이스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감독이 시즌 후 팀을 떠난 것은 10차례다. 이 중 후임 감독이 전임보다 좋은 성적을 낸 경우는 3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성적이 더 나빠진 경우가 4차례였고, 순위가 제자리걸음한 경우가 3차례였다. 결정적으로 우승으로 이어진 사례는 딱 한 차례뿐이었다.

2004년 김응룡 감독에서 선동렬 감독으로 체제를 바꾼 삼성이 가장 좋은 결과였다. 200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후 삼성은 김응룡 감독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선동렬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2005년 첫 해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이 경우는 재계약 포기라기보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대변화로 롯데에게 적용하기는 어려운 사례다. 2006년 현대가 LG로 떠난 김재박 감독의 빈자리에 김시진 감독을 택한 것도 마찬가지 케이스.
1992년 삼성과 2000년 삼성이 롯데와 비슷한 경우다. 1992년 김성근 감독 체제로 4위에 그친 삼성은 이듬해 우용득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우용득 감독 체제에서 삼성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올랐다. 2000년 김용희 감독 체제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 했던 삼성은 해태에서 김응룡 감독을 모셔와 2001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응룡 감독은 이듬해 삼성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숙원을 해결했다. 롯데도 2년 내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고 있다.
반면 좋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1983년 MBC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김동엽 감독을 경질했으나 이듬해 6개 구단 가운데 4위를 차지하는데 그치며 1985년 다시 김동엽 감독을 불러들이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2년 LG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드마라를 썼던 김성근 감독을 해임하고 이광환 감독을 데려왔으나 이듬해 6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1990년 정동진 감독 체제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은 이듬해 김성근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꿨으나 3위에 그치며 한국시리즈에도 못 올랐다.
하지만 사령탑으로 부임한 첫 해부터 팀을 우승으로 이끈 건 1983년 해태 김응룡 감독, 1990년 LG 백인천 감독, 1995년 OB 김인식 감독, 2005년 삼성 선동렬 감독, 2007년 SK 김성근 감독 등 5차례가 있었다. 양승호 신임감독은 "롯데는 약한 팀이 아니라 우승 전력을 갖고 있는 팀이다. 전임 로이스터 감독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나를 부른 것이다. 내년 시즌 무조건 우승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롯데의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되는 2011시즌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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