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에 대한 '지대한' 걱정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11.06 09: 32

MBC '위대한 탄생'이 5일, 드디어 서막을 알렸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평가는 냉혹하다.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누군가 내어놓은 길에 은근슬쩍 다리 한 짝 들여 놓는 듯한,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떡하니 올리는 듯한 이 느낌은 무언가.
지난 5일 첫 선을 보인 '위대한 탄생'은 어찌됐든 엠넷 '슈퍼스타K2'(이하 슈스케2)의 잔상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슈스케2'가 인기돌풍을 일으키며 종영하자마자 등장한 '위대한 탄생'이다. '슈스케2'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을 무렵, MBC는 '우리도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 하겠다!'며 '위대한 탄생'의 출범을 알렸다.
지상파던 케이블이던 방송가에서 인기 프로그램의 아류 느낌을 주는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없어지는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차별화 전략에 성공해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살아남지만, 모방이다, 표절이다 하는 식의 비난에만 시달리다 쇠락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케이블 TV의 경우, 지상파의 그것을 모방하거나 패러디, 혹은 답습한 유형의 프로그램들을 대놓고 선보인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지상파는 입장이 좀 달랐다. 케이블의 성공 사례나 아이템을 그대로 가져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은 금기시되는 분위기였다. 소위 '메이저' 입장에서 마이너를 따라하거나 참고(?)한다는 것은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나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MBC가 '슈스케2' 신드롬과 맞물려 '위대한 탄생'을 제작한다는 자체부터가 어쩌면 판도를 뒤집는 일이었다. '슈스케2'의 아류일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가 쏟아졌지만 꿋꿋이 밀고 나온 MBC다. 그러나 뚜껑을 연 '위대한 탄생'은 역시나 혹평에 휩싸이고 말았다. 제 아무리 대학가요제며 쇼바이벌이며 지난 프로그램들을 들먹이며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자사의 정통성을 강조했어도 시청자들로서는 귓등으로도 안 들린다.
더구나 5일, 본래 정규 편성인 '섹션 TV 연예통신'까지 불방하면서 굳이 예고 느낌의 첫 회를 내보낸 의도가 무언지 알 수가 없다.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심사위원이 공개되고 공개 오디션 일정을 소개하며 참가를 독려한 것 외에는 별다른 의의가 없던 방송이었다. 허술한 진행하며, 산만한 구성하며 '슈스케2'의 긴장감 넘치는 생방중계와는 너무 비교가 되는 수준이었다. 과연 오디션 프로그램의 정통성을 지녔다는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대작이 맞긴 한 건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담당 이민호 CP의 말에 따르면 3~ 4년 전부터 기획한 아이템이라는 데, 그렇다면 '슈스케2' 인기를 보고 급조한 것도 아니란 말인데 정작 왜 시청자들은 서투르단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걸까.
2PM, 2AM, 슈퍼주니어 등 눈요깃거리가 될 만한 아이돌 스타들을 여기저기 배치해 쓸데없는 진행을 시키고, 분야의 전문가라며 작곡가 교수 안무가 매니지먼트사 대표 등을 불러다 놓고 빤한 오디션 팁을 풀어놓는 광경이란 '위대한 탄생'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와르르 무너뜨리고 말았다. MC 박혜진 아나운서의 뜬금없고 정제되지 않은 진행 능력도 과연 생중계 오디션 프로그램에 적합한 것인지 고민하게 했다.
물론 아직 단언하기는 힘들다. '슈스케2'의 잔상이 남아있는 한 '위대한 탄생'이든 혹은 향후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까지도 비교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터다. 이제 '위대한 탄생'은 얼마나 차별화되고 우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다 지난 정통성을 강조하며 과거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최신 트렌드가 무엇인지, '슈스케2'와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뛰어난 것인지를 어필해야 성공한다.
그저 멘토제를 운영하고 우승상금이 '슈스케2'보다 1억 더 많은 총 3억이란 점만으로 재미를 보자는 심산이라면 곤란하다. 말 그대로 가수의 꿈을 안고, 톱스타의 염원을 안고 오디션에 뛰어드는 수십만 오디션 참가자들은 지금 장난을 하자는 게 아니다. 목숨 걸고 덤비는 이들도 다수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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