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겠구나 싶었죠. 정신이 바짝 들더라고요".
허준녕(23)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토록 절실히 원했던 군 문제를 금빛 발차기로 한 방에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허준녕은 18일 오후 중국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87kg 이상급 결승전에서 중국의 정이를 11-4로 물리쳤다.

이날 허준녕은 물오른 발차기 솜씨를 선보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기세를 올리더니 2라운드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며 8-3으로 기선을 제압한 것.
허준녕은 마지막 3라운드에서도 종료 직전 다시 한 번 날카로운 발차기를 성공시키면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전날 유병관 태권도 대표팀 감독이 "전자 호구에 대한 대비책을 찾겠다"고 장담한 그대로였다.
허준녕도 승리가 확정되자 감개무량한 미소를 지었다. 허준녕은 "어제 어머니가 병원에 심장 검사를 받으러 가신 뒤 연락을 하지 못했어요. 조금이라도 빨리 어머니께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뿐이죠"라고 미소를 지었다.
허준녕이 자신의 금메달에 더욱 기쁨을 숨기지 못한 까닭은 하루가 지날수록 다가오는 군 문대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 또한 극적이었기에 기쁨은 두 배였다.

허준녕은 준결승전 1라운드 초반 7점을 잇달아 내주면서 탈락의 위기를 맞았지만 후반 맹렬한 반격에 나서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마지막 3라운드 종료 직전 14-14 동점을 만든 뒤 연장 시작 6초 만에 1점을 뽑아내 승리를 결정지었다.
허준녕은 "솔직히 그 순간에는 군대 가겠구나 싶었죠. 정신이 바짝 들더라고요. 마음이 급하니 얼굴에 2번, 몸통에 1번 가격을 당했는데 긴장이 풀렸던 것 같아요"라며 "그래도 준결승전에서 어려움을 넘기니 결승전이 한결 쉬웠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허준녕은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왼발을 다쳤어요. 제 경기가 마지막이라 최대한 회복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일정이 당겨져 당황했어요.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했더니 좋은 결과가 있네요. 전자 호구도 고민했는데 붙어서 몸통을 때리고 얼굴을 노리는 전략이 주효했어요"라고 덧붙였다.
stylelomo@osen.co.kr
<사진> 광저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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