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이승엽 선수! 대한민국의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를 환영합니다'.
'국민타자' 이승엽(34)의 새둥지가 된 오릭스 버팔로스는 크게 환영했다. 공식 입단이 발표된 지난 2일 오릭스는 공식 홈페이지 메인을 이승엽으로 장식했다. 이승엽이 요미우리 시절 오릭스를 상대로 친 홈런 장면이 담긴 영상을 메인에 띄운 오릭스는 영상 속 문구를 통해 이승엽을 '대한민국의 국민타자'라 표현하며 환영의 의미를 나타냈다. 오릭스 구단 엠블럼과 태극기가 악수하는 모양새도 연출돼 '한국산 거포' 이승엽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짐작케 했다.
▲ 우승청부사

이승엽 영입을 이끈 무라야마 요시오 구단 본부장도 이승엽에 대해 "대형 선수로 실적도 더할 나위 없다. 1년간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힘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이승엽은 1년간 1억5000만엔에 인센티브까지 포함되는 기대이상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오릭스에서 연봉 1억엔 이상 받은 선수가 팀을 떠날 것이 유력시되는 알렉스 카브레라(2억7700만엔)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이승엽에 대한 기대치가 보여진다. 또한 3일 <스포츠닛폰>의 보도에 따르면 오릭스는 이승엽의 입단식을 한국에서 할 계획도 밝혔다. <스포츠닛폰>은 이에 대해 '이례적인 VIP 대우'라고 설명했다.
대환영을 받고 있는 이승엽은 이제 오릭스의 새로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인기구단' 한신과 같은 오릭스 지역을 연고로 하는 오릭스는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깊은 침체에 빠져있다. 2000년대에만 무려 6차례 리그 최하위에 그친 오릭스는 1996년 일본시리즈 우승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와 요미우리 등 일본에서 거치는 팀마다 우승을 차지한 우승청부사이기도 하다. 오릭스가 이승엽에게 거는 기대로 빼놓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을 새로 앉히며 부활을 꿈꾼 오릭스는 교류전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결국 퍼시픽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타선의 힘은 좋았다. 팀 타율은 4위(0.271)였지만, 팀 홈런(146개)·장타율(0.421) 2위에서 나타나듯 장타력이 좋은 팀이었다. 그러나 4번타자 카브레라가 떠나게 됨에 따라 공백이 우려되는데 그 공백을 이승엽이 메워야 한다. 1루수와 지명타자로 뛴 카브레라의 성적은 112경기 타율 3할3푼1리 24홈런 82타점이다.
▲ 새로운 중심타자

올해 오릭스는 고토 미쓰타카, 카브레라, T-오카다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형성했다. FA 자격을 얻었으나 오릭스에 남은 2루수 고토는 타율 2할9푼5리 16홈런 73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 활약을 펼쳤다. 22살 '젊은 왼손 거포' T-오카다는 타율 2할8푼4리 33홈런 9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홈런·장타율 2관왕을 차지하며 일본프로야구의 새로운 거포로 떠올랐다. 4번자타로 활약한 카브레라는 출루율 1위(0.428)에 오르며 클린업 트리오의 중심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제는 이승엽이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승엽은 카브레라만큼 정교하지 않지만 장타력에서는 뒤질게 없다. T-오카다를 제외하면 마땅한 거포가 없는 오릭스에서는 이승엽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16홈런을 터뜨렸던 고토와 38살 베테랑 기타카와 히로토시(12개)는 거포와 다소 거리가 있다.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도 118경기에서 타율 3할1리를 기록했지만 홈런은 14개에 그친 중장거리형 타자다. 오카다 감독이 "30발을 칠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이유다.
게다가 오릭스는 카브레라가 떠난데 이어 그렉 라로카와 페르난도 세기뇰 등 한때 명성을 날렸었던 외국인 타자들과 재계약을 포기하며 이승엽에 힘을 실어줬다. 오릭스는 또 다른 외국인선수로 거포 마이크 해스먼 영입을 노리고 있는데, 오른손 타자에 3루 포지션이라 이승엽과는 오히려 상생이 가능하다. 또 다승왕을 차지한 가네코 치히로(17승)와 기사누키 히로시(10승)를 제외하면 믿을 만한 투수가 없는 팀 사정상 외국인 투수 쪽에 더 관심을 둘 수 있다. 포지션 경쟁이나 외국인선수 쿼터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적과 함께 오릭스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승엽. 2011년을 화려한 부활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지 오릭스와 팬들의 기대가 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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