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巨人? 다시 뛸 수 없는 좋은 팀"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2.11 07: 43

"모든 팀들이 요미우리를 놓고 시기, 질투도 하지만 정말 좋은 팀이다. 이제 다시 뛸 수 없는 팀이 됐다".
지난 5년간 입었던 '거인' 유니폼을 벗고 새로운 팀 오릭스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은 '승짱' 이승엽(34)의 짙은 아쉬움, 추억, 그리고 말 못할 가슴속 이야기를 함축한 표현이다.
이승엽이 10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오릭스와 입단 기자 회견을 가졌다. 이날 오릭스는 무라야마 요시오 본부장과 로버트슨 고문이 직접 참석해 이승엽에게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더불어 '국민타자'에 대한 깍듯한 예우이기도 했다.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승엽은 "내년 시즌 오릭스에서 전경기 출장해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오릭스에서 새로운 삶 만큼이나 요미우리에서 지난 5년간의 설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도 이승엽에게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승엽은 요미우리에 대한 솔직함 감정을 말해달라는 질문에도 끝끝내 조심스럽고 차분한 태도로 말을 아꼈다. 그렇지만 그의 말 속에는 요미우리에서의 희로애락이 묻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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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은 "사실 올해가 몸 상태는 가장 좋았다. 그런데 어디부터 엇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뒤 "지금 내 목소리를 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한 내 잘못이 있다. 그러나 둘 다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며 서운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승엽은 "요미우리에서 서러운 시련도 많았다.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과거에는 똑같은 문제를 놓고도 부정적인 생각들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긍정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며 "난 요미우리에서 큰 돈도 벌었다. 나와 계약한 담당자도 입장이 곤란해졌다고 들었다. 내 말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미우리에 대한 섭섭함 없다. 이제 남이다. 약간은 아쉬울 것 같았는데 계약 끝나니까 마음이 시원했다. 가벼워졌다"며 벤치와 2군에서 설움을 훌훌 털어버렸다.
이승엽은 "요미우리는 정말 좋은 팀이다. 내년에 내가 어떤 성적을 올릴지 모른다. 모든 팀들이 요미우리를 놓고 시기, 질투도 하지만 정말 좋은 팀이다. 이제 다시 뛸 수 없는 팀이 됐다"며 만감이 교차한 듯 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내 "이제부터 새로운 팀과 나를 위해서 혹사 시킬 것이다"며 "요미우리가 4경기가 잡혀있지만 보통 팀과 하던 것처럼 할 것이다. 그러나 요미우리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겠다"고 선전포고 했다.
'시작이 반이고 마지막이 전부'라는 말처럼 이승엽은 2006년 요미우리 유니폼을 첫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퇴단한 올 시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분명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승엽은 마지막까지 요미우리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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