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잡아달라고 했는데".
김성근(68) SK 감독이 FA로 풀렸던 투수 배영수(29, 삼성)를 잡아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19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구단에 배영수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했다"고 말했다면서 "구단 방침이 FA를 영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올 시즌 전력 보강이 시급했다"고 영입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배영수는 올 시즌 직후 해외진출을 선언, FA 시장에 나왔다. 야쿠르트 입단이 거의 확실시 되면서 일본 진출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야쿠르트 입단이 실패했고 결국 지난 14일 원소속팀인 삼성과 2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6억 원에 연봉 4억 원, 매년 옵션 1억 5000만 원으로 총 17억 원에 계약했다. 여기에는 2년 후 해외진출을 허용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너무 갑작스럽게 이뤄진 계약이라 SK로서는 입맛을 다실 수 밖에 없었다.
김 감독이 배영수의 영입을 타진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올해 SK는 운이 좋았다"는 김 감독이었다. "시즌 초반 아픈 선수들이 빨리 전력에 들어와줬다. 하지만 결국 부상이 생기면서 송은범, 작은 이승호가 무리할 수 밖에 없었다. 전력 보강이 그래서 더 아쉽다"고 올해를 돌아봤다.
실제로 SK는 2명의 외국인 투수에 대한 신뢰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다. 카도쿠라가 왼 무릎 수술로 팀 합류가 불가능했고 글로버 역시 작년처럼 부상을 달고 뛸 경우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SK는 최근 몇년 동안 외부 FA 영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FA 제도 상 '먹튀'가 생길 요지가 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금을 투자하고 보상선수로 유망주를 내줘야 할 필요까지 있는가 하는데 의문을 가졌다.
그렇다고 투자에 인색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내부 FA를 잡는데 주력했다. 박경완을 비롯해 김재현, 이호준, 조웅천(은퇴), 박재홍 등을 팀에 눌러앉혔다.
또 최근 4년 동안 세 차례 우승, 한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1군 선수 대부분이 억대 연봉자로 올라섰다. 20명 이상이 억대 연봉을 받아 8개 구단 중 최고 연봉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얼마전에는 삼성에서 방출된 유격수 박진만을 3억 원에 붙잡는데 성공했다.
김 감독은 매년 같은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력을 계속 보강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보강되지 않는 가운데 새롭게 선수들을 길러내는데는 무리가 따른다고 보고 있다.
"지금 SK는 비상체제"라고 말하는 김 감독은 최근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글로버와 재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지만 카도쿠라의 전력 이탈로 사실상 백지상태가 됐다. 게다가 가장 힘겨울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시즌에 대비해 확실하게 안심할 수 있는 보강책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영수를 잡아달라는 요청 속에 내년 시즌을 구상하는 김성근 감독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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