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택신 모드' 김택용, '혁명가 신화'는 아직도 진행형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1.01.12 08: 40

이쯤되면 '대반전'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지난 KT전 때 어설퍼보이기까지 했던 역전패를 엎은 결과라 짜릿함이 넘치는 한판이었다. 
SK텔레콤 '혁명가' 김택용(22)이 자신을 둘러싼 의심의 눈초리를 잠재웠다. 지난 8일 KT와 위너스리그 개막전서 '김용택' 모드로 난조를 겪으며 이영호에게 무너졌던 김택용은 지난 11일 STX와 경기서는 0-1로 뒤진 2세트에 출전해 김윤환 조일장 김구현 이신형 등 STX 주전선수들을 아예 잠재워버리며 시즌 2호 올킬을 달성했다. 2008-2009 위너스리그를 포함해 개인통산 3번째 올킬이자 이번 시즌 첫 번째 올킬.
SK텔레콤은 김택용의 활약에 힘입어 2위 하이트와 격차를 2경기로 벌렸다. 지난 2009-2010시즌 1, 2라운드 쾌조의 활약을 펼치다가 3라운드인 위너스리그부터 난조에 빠지며 무너졌던 김택용은 이번 위너스리그서는 2경기만에 화끈한 올킬을 신고하면서 이번 위너스리그 대활약을 예고했다.

▲ 676일만의 올킬
지난 2008-2009시즌 김택용은 그야말로 펄펄날았다. 54승을 거둔 이제동과 이영호에게 다승 1위를 내줬지만 프로토스로는 역대 최다 시즌 승수인 53승을 기록하며 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그해 SK텔레콤은 김택용의 활약을 발판삼아 대망의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대박 계약을 성사시킨 김택용은 빛나는 2009-2010시즌을 예고했다.
그러나 기분좋게 출발했던 2009-2010시즌서 김택용의 행보는 결코 순조롭지 못했다. 위너스리그에 들어 급격하게 페이스가 무너지며 주저앉았다. 오히려 후배인 정명훈과 동료인 도재욱에게 밀리는 양상을 보이며 에이스 자리서 물러나야 했다. 포스트시즌서 맹활약하며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나선 2010-2011시즌. 김택용은 보란듯이 부활을 외쳤다. 1라운드 전승과 함께 파죽의 연승행진을 내달렸다. 2라운드 김구현과 김성대에 패하며 전승 행진은 마감했지만 17승 2패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2라운드를 마감했다. 하지만 위너스리그 KT와 개막전서 불안요소가 살아났다. 팀의 승패와 라이벌 이영호와 자존심이 걸려 있는 대결서 역전패를 당하며 충격에 빠졌다. 위기감이 엄습했지만 김택용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스스로 꼬여있던 매듭을 풀었다. 다음 상대인 STX를 상대로 676일만의 짜릿한 올킬쇼를 성공하며 더욱 극적인 반전을 알렸다.
▲ 부활한 김택신, 노련해진 혁명가
김택용의 애칭은 '혁명가'외에 '김택신'과 '김용택'이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경기력이 아닐만큼 뛰어나다는 '김택신'은 어떤 상황에도 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줄 정도로 출중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김용택'은 수준 이하의 경기력으로 맥이 빠지게 만들 때 부르는 이름이다. 지난 KT전 이영호와 경기 패배도 초반 발동했던 '김택신'모드가 짧은 순간 '김용택'으로 바꾸며 역전패의 단초를 제공했다.
STX 상대 선수 였던 김윤환 조일장 김구현 등은 김택용에게 상대 전적서 뒤질 지 모르지만 뼈아픈 기억을 한 번씩은 떠안겼던 이들. 김윤환은 지난 2008년 6월 21일 프로리그 광주투어 1세트서 김택용에게 공식전 100승의 기쁨을 안겼지만 마지막 5세트서 패배를 안겨 김택용을 고개 숙이게 만들었고, 조일장은 지난 2009년 1월 9일 바투 스타리그서 김택용을 36강에서 탈락시키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김구현 또한 지난 2라운드 STX전서 마지막 7세트 패배를 안기며 김택용과 SK텔레콤을 함께 무너뜨렸다.
이런 난적들을 상대로 김택용은 노련한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김윤환과 치열한 난전 중 공략요소를 침착하게 찾아내며 탄탄하고 영리한 경기를 잘 풀어나기로 평가받은 김윤환을 무너뜨렸고, 조일장과 경기서는 약간의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며 압승을 연출했다.
제일 피곤한 상대였던 김구현과 일전서는 극강의 컨트롤 능력을 과시하며 김구현과 피지컬 대결서 짜릿한 역전승을 연출했다. 단지 현란한 피지컬을 내세우던 모습에서 완급을 조절하는 노련한 혁명가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 이번 시즌 혁명가의 질주는 계속될까
김택용의 '올킬'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단순하게 SK텔레콤의 승리나 김택용의 승수 추가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느 프로게이머건 가지고 있는 컨디션 진폭이 큰 김택용이 안정감을 찾았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피지컬이나 전략이 아닌 완급을 내세우면서 승리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김택용이 특급선수로 돌아왔음을 시사한다.
김택용은 이번 시즌 목표로 30승을 설정했다. 1차 목표인 30승을 달성하면 내침김에 40승 50승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지난 2009-2010시즌 초반 무리한 목표설정으로 밸런스가 무너졌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그의 치밀한 계산이 담겨있다.
멋지게 부진을 털고 일어난 김택용에게 시즌 목표 30승은 아직 16경기나 남아있는 위너스리그가 끝나기전에 채울 수 있는 목표인지도 모른다. 김택용이 완벽하게 살아난다면 이영호와 이제동 '리쌍'과 함께 프로리그 판도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지 않을까.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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