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전력 외였다. 그들에게 협상이란 없었다. 테이블에서 제안한 건 FA 계약안이 아니라 원정 기록원이었다. 한화에서 FA를 선언한 투수 최영필(37)과 포수 이도형(36)은 그렇게 FA 마감시한을 넘겼다. 두 선수는 올해 한국프로야구에서 선수로 뛸 수 없다. 최영필은 선수생활 지속 의지를 보이며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이도형은 현역 은퇴와 함께 개인사업을 구상 중이다.
최영필과 이도형의 FA 선언은 처음부터 의외라는 평가였다. 두 선수 모두 30대 중반을 넘어선 베테랑들로 보상제도를 감안하면 이적은 애시당초 무리였다. 적당한 선에서 원소속구단 한화와의 재계약만이 답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지난해 11월 우선 협상기간 딱 한 차례 만남에서 두 선수에게 "계약할 생각이 없다"고 통보했다. 이도형은 "협상이랄 것도 없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한화는 최근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그런데 지난 시즌 종료 후 한화가 포기한 선수만 해도 상당수다. FA 신청과 함께 일찌감치 포기한 최영필 이도형과 더불어 손지환 정희상 전근표 등을 차례로 방출했다. 구단에서는 "군에서 복귀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타팀에서 데려온 투수 이동학은 오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렇다 할 전력보강도 없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왔던 박진만과 이혜천에 대해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소프트뱅크에서 사실상 협상권을 넘겨준 이범호 문제는 두 달 가까이 되도록 진척되는 일이 없다. 이제는 일본 잔류 쪽으로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한대화 감독이 목놓아 이범호를 불렀으나 구단의 대답이 없다. 기둥이 돼야 할 선수를 데려오지도 못하는 판에 그나마 있는 선수들마저 그냥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젊고 강한 팀'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리빌딩을 목적으로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편하고 있다. 그러나 리빌딩이라는 것이 젊은 선수들 갖고만 되는 것이 아니다. 기둥이 되는 베테랑 선수들이 구심점이 되어줘야 가능하다. 최영필과 이도형은 기둥은 아니더라도 기본은 해줄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었다. 특히, 이도형의 일발 장타력은 확실한 중심타자가 최진행밖에 없는 한화 타선에서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한화가 믿을 건 오직 내부 경쟁과 성장밖에 없다. 한대화 감독은 모자와 지팡이를 들고 마술을 부려야 할 판이다. 한화의 리빌딩은 불확실한 물음표밖에 없다. 한 야구인은 "리빌딩도 어느 정도 성적이 나야 잘되는 것이다. 매일 지는 경기를 하는데 어떻게 선수들이 제대로 잘 성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우려했다. 투자와 지원없이 오로지 정신력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리빌딩이라는 것이 결코 면죄부가 될 수만은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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