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둘이 합쳐 15승만 해줬으면 좋겠다". 8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던 LG 트윈스 선수단과 프런트가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에게 바라는 간절한 메시지다.
LG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우완투수 레다메스 리즈(27)와 좌완투수 벤자민 주키치(28)를 영입했다. LG 스카우트 팀은 그 어느 해보다도 외국인 선수 선발에 신중을 기했고, 리즈와 주키치는 최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선수단에게 인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9년만에 4강을 목표로 하는 LG에게는 이들이 보물과도 같다. 4강에 들기 위해서는 다른 팀들보다 더 많은 전력보강을 해야 한다. 투타 핵심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가능성 있는 신인 선수들의 실력이 급성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 장의 조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다. 한국야구에서 외국인 선수비중은 지난 2009년 KIA 타이거즈가 우승을 차지할 당시 아퀼리노 로페즈(14승)와 릭 구톰슨(13승)이 27승을 합작하며 그 위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우승팀 SK 와이번스 역시 카도쿠라 겐이 정규시즌에서 14승을 올렸다. 두산에서 뛴 켈빈 히메네스도 14승을 기록하며 두산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렇다면 왜 LG 선수들은 '합작 15승'을 강조한 것일까.
LG도 내심 '14승 투수'를 바랄 수도 있지만 박종훈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큰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마음이다. 지난해 LG는 '메이저리거' 애드가 곤살레스를 영입하며 큰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곤살레스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자 이제 외국인 투수에 대한 환상을 깼다.
박종훈 감독도 "지난해 곤살레스의 경우 좋은 공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야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15승 정도를 거둘 수 있는 투수가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며 외국인 선수의 비중과 위험 요소를 낮췄다.
외국인 투수의 공을 직접 받을 '안방마님' 조인성도 "외국인 선수가 조금만 더 해주면 올해 우리도 충분히 4강에 갈 수 있다"며 "더도 말고 둘이 합쳐 15승만 올리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주장'박용택도 "나를 비롯한 우리 타자들은 기본적으로 꾸준한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외국인 투수가 선발로 나서 얼마만큼 해주느냐가 중요하다"며 그 역시 "둘이 합쳐 15승만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LG는 지난해 전반기까지 4위 롯데에 1경기차 뒤진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선발 투수진이 무너지며 12경기 차 6위로 주저앉았다. 시즌 중반 곤살레스를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필 더마트레가 4승(6패)을 올렸다. 물론 오카모토 신야가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며 5승(3패 16세이브)을 거뒀으나 선발이 아니었다. 롯데는 사도스키가 10승(8패)을 올리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LG는 '에이스' 봉중근이 최소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다는 가정하에 리즈와 주키치가 둘이 합쳐15승 이상을 올려주고, 김광삼, 박현준 등이 선발로 조금만 해주면 된다. 불펜에서 맹활약했던 이동현, 김광수, 이상열도 건제하고, 여기에 '신인급' 최성민, 박동욱, 신정락, 이범준 등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4강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즈는 캠프 합류 직후 구단 관계자를 통해 "너무 기대된다. 목표는 당연히 우리 팀의 좋은 성적이고 개인적인 목표는 12승 이상을 하고 싶다"며 "시즌시작에 맞추어 무리하지 않고 컨디션조절과 몸을 잘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말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에 합류해 선수들과 이미 친분을 쌓은 주키치 역시 "시즌시작 전까지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 올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풀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며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개인 성적도 좋아 다음시즌에도 LG 외국인 선수로 뛰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리즈와 주키치가 15승을 합작할 수 있을까. LG는 애써 큰 비중을 두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올 겨울 특별한 전력보강이 없었던 만큼 이들의 어깨에 LG의 4강 가능성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gassi@osen.co.kr
<사진>LG 트윈스 제공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