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농구는 역시 높이가 최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27 07: 49

전주 KCC 허재(46) 감독은 현역 시절 최고의 농구선수였다. 가드와 포워드를 넘나들며 못하는 게 없는 만능 플레이어였다. 슛이면 슛, 패스면 패스, 리딩이면 리딩까지. 완벽에 가까웠다.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코트 장악력 그리고 클러치 능력은 허 감독을 전설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가 한창 코트를 휘젓던 시절 한국농구는 가드 놀음도 아니고 센터 놀음도 아니었다. 그냥 허재 놀음이었다.

하지만 감독이 되고 오래 겪어 보니 역시 높이만큼 좋은 게 없는가 보다. 허 감독은 "농구는 역시 높이가 최고"라며 껄껄 웃었다.
 
아주 당연한 진리다. 높이가 높을수록 더욱 더 유리한 스포츠가 바로 농구다. 농구는 확률 게임이다. 골대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확률 높은 농구가 가능하다. 압도적인 높이를 자랑하면 그만큼 경기를 풀어가기가 수월하다. 게다가 높이는 쉽게 구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허 감독은 "골대는 한정돼 있다. 높이가 높으면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키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 감독은 "특출한 가드가 있지 않은 이상 결국에는 높이에 의해 경기가 좌우된다. 키가 크면 실력이 조금 모자라도 활용이 가능하다. 키는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 KT 전창진 감독이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높이 타령'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KCC에는 '역대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cm)이라는 최고의 높이가 있다. KCC를 상대하는 모든 팀들은 그 높이에 상당한 대한 부담을 느낀다. 최근 하승진의 골밑 마무리 능력이 향상되고 자유투 집중력까지 좋아지면서 더욱 막기 까다로워졌다.
 
수많은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한 '백전노장' 추승균도 "역시 승진이가 있어 제공권 장악에 유리하다. 같은 팀으로서 든든하고 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도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농구를 쉽게 할 수 있다. 쉽게 하는 농구를 못 해서는 안 된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할 정도.
사실 허 감독도 현역 시절 특급 센터들과 함께 하며 일찌감치 '높이의 농구'를 익혔다. 중앙대-기아자동차 시절 한기범-김유택이라는 최초의 트윈타워와 함께 했고, 원주 TG에서 보낸 선수생활 말년에는 굴러들어온 '보물' 김주성과 함께 코트를 누볐다. 그 누구보다 높이의 농구가 갖는 위력을 실감했고, 특성도 잘 파악하고 있다.
 
KCC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서장훈 하승진 같은 센터들과 함께 했다. 허 감독은 올 신인 드래프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방덕원이나 뽑아볼까"라며 웃었다. 방덕원(성균관대)신인 드래프트 참가자 중 최장신(207cm)이다.
막강 높이를 구축한 KCC지만 올 시즌 유독 KT에 약하다. KT는 높이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한 움직임과 정확한 외곽슛을 바탕으로 KCC를 상대로 올 시즌 4전 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허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슛이 잘 들어가는데 어떻게 이길 수 있겠나. 우리는 정상대로 했는데 KT가 너무 심하게 잘 넣은 것이다. 4연패했지만 그 가운데 2번은 연장전까지 갔고 경기 용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허 감독의 말. 이어 허 감독은 "외곽슛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높이가 더 확률이 높고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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