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베테랑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전주 KCC는 지난 26일 대구 오리온스와 홈경기에서 89-80으로 낙승했다. 주전 포인트가드 전태풍이 왼쪽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그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승리였다.

그 중심에 바로 '베테랑 듀오' 추승균(37·190cm)과 임재현(34·182cm)이 있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는 KCC에서 추승균과 임재현은 없어서는 안 될 무게중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오리온스전에서 두 선수의 진가가 그대로 나타났다. 전태풍이 빠진 상황에서 고참 선수들을 대거 2군으로 내려보내고, 젊은 선수들로 재편한 오리온스는 부담스러웠다. KCC 허재 감독도 "이런 경기가 감독 입장에서는 더 어렵다. 선수들의 정신 상태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경기 시작부터 추승균이 포스트업, 턴어라운드슛, 중거리슛, 속공으로 10점을 몰아넣으며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전태풍이 빠진 자리에는 임재현이 있었다. 어느덧 베테랑의 위치까지 올랐지만 질풍 같은 스피드와 번뜩이는 센스는 여전했다. 3쿼터 초반 원맨 개인기와 재치 반짝이는 공격 리바운드는 임재현의 존재감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3쿼터에 임재현이 코트를 지휘하면서 추승균도 자로 잰 듯한 특유의 중거리슛과 턴어라운드슛으로 8점을 퍼부어 간극을 벌렸다. 경기는 이미 그때 끝나버렸다.
추승균과 임재현은 팀 내에서 서열 1~2번째 고참 선수들이다. 고참으로서 모범이 되는 자세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코치급 선수가 된 추승균은 벤치에서 쉴 때도 목청 높여 후배들을 독려하고 가르치느라 바쁘다.
임재현도 주전은 아니지만 언제든 필요한 순간 코트에 투입돼 알토란 같이 활약한다. 그 역시 같은 포지션의 전태풍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점이 바로 KCC만의 강점이다.
오리온스전에서 18점을 추가한 추승균은 개인 통산 9358점으로 문경은(은퇴·9347점)을 제치고 역대 2위로 올라섰다. 14시즌째 한 팀에서 뛰고 있는 그의 성실함이 한 계단 더 밟아오르는 순간이었다.
임재현도 추승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5점에 6리바운드와 6어시스트를 곁들이며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추승균과 임재현이 서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내외곽에서 코트를 휘젓자 KCC는 톱니바퀴처럼 굴러 돌아갔다.
추승균은 "프로는 비즈니스다. 몸 관리를 잘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세밀하게 경기에 임하고 연습해야 한다"며 "내가 함께 하는 동안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여전히 KCC에는 추승균만큼 슛이 정확하고, 수비가 노련한 선수는 없다.
임재현도 "이제 농구가 좀 보인다. 식스맨으로서 수비부터 열심히 하겠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허재 감독도 "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두 베테랑 선수에 대한 신뢰가 크다. 두 선수가 있어 KCC는 참 든든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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