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얼굴만 5명, 최하위 오리온스의 '충격요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27 08: 52

대구 오리온스는 지난 26일 소문만 무성하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오티스 조지를 인천 전자랜드에 내주고, 아말 맥카스킬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맥카스킬은 트레이드 당일 전주 KCC전부터 바로 엔트리에 포함됐다. 하지만 오리온스 선수명단에 처음 오른 선수는 맥카스킬뿐만이 아니었다.
경기 전 오리온스의 엔트리를 확인한 KCC 허재 감독은 짐짓 놀란 눈치였다. 김태우 차지우 전건우 김성래 등 낯선 이름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허 감독은 "도대체 누구냐"고 물어볼 정도로 생소한 선수들이었다.
 

이날 오리온스는 '주장' 석명준을 비롯해 박훈근 오용준 정재호 등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2군 선수들을 4명이나 끌어올렸다. 트레이드된 맥카스킬을 포함해 오리온스 1군 엔트리에는 새 얼굴만 5명이었다.
오리온스 김남기 감독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팀의 분위기를 잡아줘야 할 고참 선수들이 나태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충격요법이었다. 오리온스는 9승27패로 최하위에 떨어졌다. 2라운드 한때 6강 플레이오프를 넘볼 정도로 선전했지만 연봉 샐러리캡의 절반도 못 채우는 팀 구성원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팀 분위기마저 바닥을 치니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 감독은 "고참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최하위로 떨어진 뒤로는 대충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또 한 시즌이 이렇게 끝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시간만 보내려 한다. 그러니 어린 선수들도 중간에서 눈치만 보고 갈팡질팡했다. 도저히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고참 선수들을 정재훈 2군 감독에게 맡겼다. 대신 KCC전을 앞두고 2군 선수 4명을 한꺼번에 끌어올리며 반전을 꾀했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선수들이 훈련할 때부터 눈빛이 확실히 다르더라. 경기를 지더라도 열심히 하고 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히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기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고참 선수들에게는 확실한 경고, 2군 선수들에게는 기회 부여라는 메시지를 동시 전달했다.
이날 오리온스는 KCC에 경기 내내 끌려다니며 80-89로 패했다. 하지만 2군 선수들이 중용된 4쿼터에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차지우는 1군 데뷔 첫 경기에서 19분31초를 뛰며 5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2쿼터에 투입된 직후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등 투혼을 보였다. 김태우와 전건우도 2점씩 올렸다. 역시 이날 경기가 1군 데뷔전이었던 김태우는 포인트가드로서 날카로운 패싱센스로 어시스트를 2개 기록했다.
최하위 오리온스는 9위 안양 인삼공사(10승25패)와 격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하지만 맥카스킬이라는 수준급 센터를 데려오는 데 성공한 만큼 올스타 휴식기 이후 도약의 여지는 남아있다. 김 감독은 "맥카스킬이 트레이드된 후 하루밖에 되지 않아 선수들과 손발이 맞지 않지만 앞으로 적응하면 남은 시즌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하위라는 성적보다 더 무서운 게 바로 보이지 않게 조금씩 젖어드는 패배의식과 무기력증이다. 김남기 감독의 충격요법은 지금 오리온스에게 있어서는 최선의 조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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