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영표 은퇴… 뒤이을 후계자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1.29 11: 28

한국 축구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두 '레전드'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34, 알 힐랄)가 한꺼번에 대표팀을 떠나게 됐지만 아시안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대표팀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알 사드 스타디움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3-4위 결정전에서 구자철과 지동원의 연속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대회에 이어 2연속 대회 3위를 기록하며 다음 대회인 2015년 호주 대회에서도 예선없이 본선에 자동 진출하게 됐다.

 
이날 경기 후 선수들은 박지성과 이영표를 헹가래를 치며 대표팀을 떠나는 두 베테랑에 대한 예우를 했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한국 축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까지 이끌며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게 했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으로 이끈 바 있다. 그 두 가지 사실로만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불리기에 충분하고 둘 다 A매치 출전 100경기를 채우며 센추리 클럽에도 가입했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는 많은 후배들이 두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외쳤고, 결국 선수들은 자신들의 말을 지켜냈다. 이영표는 이에 대해 "후배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며 "최고의 선수들과 마지막 경기를 해서 고맙다"고 고마움을 거듭 강조했다.
그렇지만 한국 축구의 한 축을 담당하던 둘이 한꺼번에 은퇴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많은 이들도 있다. 대표팀의 축이 사라지게 되면 대표팀으로서 큰 타격이 아니겠냐는 뜻이었다.
 
그들 말처럼 두 선수의 공백은 쉽게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들의 경험과 능력은 확실하게 공백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과 3-4위전에서 한국 축구에 대한 가능성은 볼 수 있었다.
이날 한국의 공격진은 평소와 달랐다. 언제나 있을 것만 같았던 박지성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 벤치 대기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박지성을 위해 선수들은 승리를 꼭 차지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한 발 더 뛰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한국은 3-2로 승리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축구는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구자철(22, 제주)과 지동원(20, 전남)의 활약 때문. 구자철은 1골 1도움으로 한국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만들었고, 지동원은 자신에게 온 찬스를 골로 모두 연결해 2골을 터트리며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구자철과 지동원의 나이가 대표팀 내에서도 매우 어린 편에 속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두 선수 모두 더욱 성장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즉 한국 축구의 또 다른 물결이 일고 있는 셈.
 
게다가 독일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손흥민(19, 함부르크)과 일찌감치 국가대표에 발탁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기성용(22, 셀틱) 이청용(23, 볼튼)을 봤을 때 한국 축구는 현재보다 더 밝은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51년 만에 아시안컵을 탈환하지는 못했지만 3-4위전서 이기며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두 '레전드'를 위한 세레머니를 펼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어떤 것보다도 값진 승리였다. 이제는 두 '레전드'를 떠나 보내고 앞으로의 '레전드'를 맞이해야 할 시기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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