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마운드에 '신형 무기' 사이드암 투수 박현준(25)의 돌풍이 무섭다.
박현준은 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3일 두산전 6⅓이닝 무실점에 이어 올 시즌 두 차례 선발 등판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LG 초반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호투에 LG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지만 SK팬들은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있다. 박현준은 지난해 7월 28일 LG와 SK간 멀티 트레이드 때 투수 이재영(32), 내야수 최동수(40)와 권용관(35), 외야수 안치용(32)의 반대 급부 중 한 명으로 김선규(25), 포수 윤상균(29)과 함께 쌍둥이 유니폼을 입었다.
SK에서는 가능성만 가진 투수였지만 이적 후 박현준은 구원과 선발로 출장해 가능성을 선보이며 2승3패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했다. 사이드암에서 나오는 독특한 투구폼에 최고 151km의 묵직한 직구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박한다. 우타자들에게는 휘어져 나가는 각도 큰 슬라이더를, 좌타자들에게는 낙차 큰 포크볼을 던져 경기를 지배한다. 지난 두 경기에서 구위 자체만 놓고 보면 에이스로 보기에도 충분하다.
이 때문에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왜 박현준이 LG로 이적한 뒤 잘하는 지 궁금해 하고 있다. 박현준이 직접 밝힌 이적 후 호투 비결은 두 가지다. 선발 등판으로 인한 충분한 준비시간과 완급조절에 있었다.
▲선발 등판이 준 심적인 여유
박현준은 "SK때와 LG에서의 가장 큰 차이는 중간계투가 아닌 선발로 나가면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SK에 있을 때 1군에서 거의 중간계투로 나갔다. 선발로는 딱 2경기 나갔다. 신인 때 김성근 SK 감독님이 박현준을 키우려고 기회를 많이 줬다. 박현준도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는데 내가 못 잡은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중간에 나가다 보니 항상 불안했다"고 밝혔다.
중간계투의 경우 경기 중간에서 항상 대기하다 언제 나갈지 모르고 계속 대기를 하다 보면 심적으로도 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다 갑자기 나가면 맘처럼 되지 않았다는 것이 박현준의 설명이다.
그는 "LG와서도 첫 등판이 선발이어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중간은 한 타자도 내보내면 안되지만 선발은 6회까지 3점은 줘도 된다는 생각으로 하고 던지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현준은 LG로 이적 후 첫 등판이 선발이었다. 올 시즌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하면서 심리적인 요인 뿐 아니라 상대팀 분석까지 충분히 할 수 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박현준은 "선발은 준비 기간이 4일이나 있다. 그 전에 마음부터 가라 앉힌다. 내 성격이 불 같다. 그래서 가끔은 경기 중에서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런데 등판 전에는 꾹 누르고 있다가 마운드 위에 올라가 공을 던지면서 마음 속에 누르고 있었던 부분을 푼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충분한 준비와 완급 조절
지난 겨울 박현준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400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최계훈 투수 코치와도 많은 대화를 통해 투구 노하우를 배웠다. 그 중에서 핵심이 완급 조절이었다.
그는 강하게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타자들을 구슬릴 수 있을 정도로 완급 조절을 한다는 것이다. 박현준은 "아마추어 때 1회부터 9회까지 전력으로 완투를 하곤 했다. SK 때도 완급조절이라는 것은 나에게 용납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변화구를 던지면서 타이밍 뺏기를 해보니까 기분이 좋더라"고 말하면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체력이 없다고 말하시는데 그런 건 아니다. 완급 조절을 하다 보니 그렇게 보이시는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박현준은 지난 지난 3일 두산전에서 직구로 병살타를 4개 유도했다. 그러나 완급조절이 있었기에 두산 클린업 트리오인 김동주, 김현수, 최준석을 상대로 가능한 결과였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하려고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박현준은 롱릴리프로 준비를 했다. 그런데 시범경기 도중 봉중근이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하면서 박현준이 그 자리에 들어왔다.
봉중근이 이달 중순이면 복귀가 가능하지만 박현준은 계속해서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훈 감독도 "박현준이 선발로 꾸준히 제 역할을 해준다면 다른 선수들이 선발에서 나갈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
무엇보다 박현준은 "선발로 등판하면서 내 자신에게 기대가 됐다. 준비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어떻게 던져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며 이제는 선발투수로 자신을 준비하고 있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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